[스포츠서울] 오늘은 [백투더] 열 번째 시간으로, 1루를 향해 전력질주하던 모습이 아직도 팬들의 눈에 선한 한국프로야구의 '기록의 사나이' 양준혁의 은퇴 선언 기자회견을 재조명해보려 한다.



지난 2010년 7월 26일 구단과 협의 끝에 전격은퇴를 선언한 양준혁은 다음날(27일) 한화 이글스와 경기가 열린 대전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18년동안 선수로서 그라운드를 누비며 팬들을 웃고 울게 만든 양준혁은 은퇴 기자회견에서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그동안은 대타 준비라도 하면서 계속 긴장감을 유지해야 했다. 사실 야구하면서 올 시즌 만큼 긴장했던 적이 없다. 오래 했으니까 야구를 즐기면서 해야 되는데 전혀 그렇지 못 했다"고 시원 섭섭한 감정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이어 양준혁은 자신이 야구를 이렇게 오래 할 것이라고는 예상조차 못 했다며 지난 18년을 돌아봤다. 그는 "데뷔 때 '딱 10년만 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그 당시만 해도 10년 하는 사람이 드물었다. 매 경기 최선을 다 하다 보니 그 하루하루가 쌓여서 지금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라운드를 떠나는 양준혁은 후배들을 향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양준혁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타석에 들어섰을 때의 모습이다. '만세 타법'으로 불리는 특이한 타격폼으로 프로야구의 수많은 타이틀을 차지한 그는 "타격에는 답이 없다"며 "자신의 밸런스에 맞는 것이 가장 좋은 타격폼이다. 타자 본인에게 맞는 타격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가운데 기자회견에 앞서 눈길을 끄는 소식이 전해졌다. 삼성 구단 측이 프로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양준혁을 위해 "은퇴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밝힌 것. 이에 대해 그는 "난 구단에 바라는 것이 전혀 없다. 은퇴 경기도 구단에서 정하는 대로 할 것"이라며 "이번 은퇴를 결심하는 과정에서 너무 외로웠는데 구단이 여러가지를 배려해줘서 정말 고마웠다"고 구단을 향한 감사 인사도 전했다.



그로부터 54일 뒤 양준혁은 대구구장에서 은퇴 경기를 치렀다. 이날 SK 와이번스 선발투수 김광현을 상대로 3삼진을 당한 그는 9회 마지막 타석 때 2루 땅볼을 치며 1루로 전력 질주했다. 프로에서의 그의 마지막 타석이 그렇게 마무리됐다.



18년 동안 그가 남긴 기록은 통산 2135경기 출장, 타점 1389개, 득점 1299개, 안타 2318개, 홈런 351개, 장타 1278개, OPS 0.951, 볼넷 1278개, 고의4구 150개, 승리기여 97.56이다.



한편, 양준혁은 현재 MBC SPORTS+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뉴미디어팀 김도형 기자 wayne@sportsseoul.com


사진=강영조 기자 kanjo@sportsseoul.com, 김도훈 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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