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롯데 이성민 'kt전 다 이겼어'
17일 수원구장에서 ‘2015 KBO 리그’ kt와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투수 이성민이 역투하고 있다. 2015. 5.17. 수원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롯데와 kt는 지난 2일 대형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당시 롯데 포수 장성우(25)와 kt 선발투수 박세웅(20)가 트레이드의 중심 축으로 주목받았지만, 트레이드 후 20일 가까이 지난 현 시점에서 볼 때 트레이드 주역은 따로 있다. 롯데는 투수 이성민(25), kt는 외야수 하준호(26)의 활약에 미소짓고 있다. 주연보다 조연이 더 부각되고 있는 경우다.

롯데는 2일 포수 장성우, 윤여운(25), 투수 최대성(30), 내야수 이창진(24), 외야수 하준호를 내줬고, kt는 투수 박세웅, 이성민, 조현우(21), 포수 안중열(20)을 롯데로 보냈다. kt는 젊은 투수들을 끌어줄 안방마님 장성우를 필요로 했고, 롯데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박세웅을 탐냈다. 두 선수를 중심으로 서로 필요한 카드를 맞췄던 만큼 트레이드의 초점이 장성우와 박세웅에 모아진 게 당연했다. 모 구단 관계자까지 “박세웅과 장성우를 내주는 트레이드였다면, 우리도 트레이드 논의를 해볼 수 있었을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주위 기대가 부담이 됐을까. 장성우와 박세웅의 이적 후 성적표는 기대에 못 미친다. 18일까지 타율 0.250을 기록 중인 장성우는 최근 3연속경기 2루타를 터뜨리며 살아나고 있지만 kt 이적 후 12경기에서 아직 홈런포를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kt 조범현 감독은 꾸준히 장성우를 중심타선에 배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장타가 나오지 않고 있다.

박세웅은 15일 친정팀 kt전 선발투수로 나왔지만 2.1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롯데 이적 후 등판한 3경기에서 아직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롯데 이종운 감독은 이적 후 첫 등판을 중간계투로 나오게 하고 포수도 함께 뛰던 안중열로 바꿔주는 등 배려했지만, 좋지 않았다. 이후 선발로 나선 2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실패했고, 방어율도 6.87까지 치솟았다.

[SS포토]  kt 하준호
17일 수원구장에서 ‘2015 KBO 리그’ kt와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kt 하준호. 2015. 5.17.수원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오히려 롯데는 이성민, kt는 하준호 영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성민은 롯데 이적 후 7경기에서 1홀드를 기록 중이고, 10이닝을 던지며 단 1점도 내주지 않고 있다. 삼진 15개를 잡아냈고, 볼넷도 5개만 내줄 정도로 안정적이다. 15일 연장 12회 혈전으로 치러진 kt전에선 2이닝을 퍼펙트로 막고 팀 승리를 이끌었다. kt에서 7.82였던 방어율도 4.37까지 끌어 내렸다. 이성민은 “롯데에 와서 좋다. 기회를 살리는 것은 내 몫이다. 롯데에 도움될 수 있도록 하겠다”던 그의 다짐이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

롯데 시절 ‘제 2의 손아섭’으로 불리던 하준호 역시 kt에선 줄곧 3번타자로 나서고 있다. 조 감독은 “모두 장성우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하준호도 잘해줄 수 있는 선수”라고 강조했고, 하준호는 조 감독의 기대에 화답하고 있다. kt 이적 후 13경기에 전 경기에 출전해 10경기에서 안타를 터뜨렸고, 멀티히트(1경기 2안타 이상)도 7차례나 기록했다. kt 타선에 확실히 힘을 실어주고 있다. 조 감독도 “하준호가 영리하다. 빨리 잘 적응한 것 같다”며 흡족해하고 있다.
이웅희기자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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