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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삼성은 지난 4년간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에서 모두 우승한 최강 팀이다. 올 시즌에도 초반부터 선두를 내달리며 통합 5연패의 가능성을 높였다. 그런 삼성이 느닷없이 4연패에 빠지면서 선두자리도 두산에게 뺏겼다. 29일 LG를 꺾고 연패의 사슬은 끊어냈지만 투타에서 가장 이상적인 조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삼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낯선 경험이다.
통합 5연패라는 금자탑을 당연한 것처럼 바라보는 세간의 평가에 삼성 류중일 감독은 “남의 속도 모르고…”라며 속내를 털어놨다. 감독이 위기의식을 느낄만큼 불안한 요소들이 내재해 있다는 얘기다. 과연 무엇이 삼성을 위협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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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른손 대타가 없다
류 감독의 첫 번째 고민은 쓸만한 오른손 대타 요원이 없다는 점이다. 류 감독은 “선발라인업은 강해 보여도 대타 요원은 부족하다. 후반에 투입하는 선수들도 대타라기 보다는 대주자나 대수비 정도다. 왼손 대타 요원인 우동균은 박한이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스타팅으로 쓰고 있다. 그러면 남는 선수가 박찬도와 이영욱 정도다. 김태완이라도 들어와야 하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오른손 대타가 아예 없다”고 말했다.
삼성은 중심타선에 좌타자가 많아 상대 팀 좌완투수들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오른손 대타 요원이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줘야 하는데 마땅히 내밀 카드가 없다보니 찬스가 돌아와도 상대 마운드를 압박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28일 삼성을 4연패로 몰아넣은 LG도 좌타자로만 7명을 내보낼 수 있을 정도로 좌타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정의윤 문선재 등 우타자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있다. LG 양상문 감독은 “좌타자 수는 (삼성보다) 우리가 더 많은데 그래도 우리는 오른손 대타가 간간이 있어서 나은 편”이라고 말했다.
류 감독은 최근 2경기에 연속해 김정혁을 1루수로 내세웠다. 김정혁은 2011년 2군에서 꿈의 4할 타율(0.418)을 달성한 기대주다. 향후 오른손 대타요원으로서 활용 가능성을 점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류 감독은 “타격은 괜찮은데 발이 느리고 수비가 약하다. 수비가 안되면 내야수로 써먹을 데가 없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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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묵하는 나바로를 어찌할꼬
지난 시즌 MVP급 활약을 펼쳤던 외국인 타자 야마이코 나바로가 부진하다는 점도 고민스럽다. 나바로는 10개의 홈런을 터뜨리는 등 여전한 장타력을 과시하고 있지만 타율이 1할대 후반에서 2할대 초반을 오갈 정도로 떨어지다보니 지난 해 만큼의 위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톱타자 나바로의 부진은 팀 타선의 파괴력에도 곧바로 영향을 미쳤다. 나바로가 공격 활로를 열지 못하니 삼성의 득점력이 뚝 떨어졌고 여기에 박한이와 채태인의 연이은 부상으로 테이블세터진과 중심타선의 연결고리까지 잃어버린 것이 치명타가 됐다. 반면 29일 LG전처럼 나바로의 방망이가 터지는 날에는 삼성이 쉽게 경기를 풀어간다. 나바로는 이날 1회 중전안타로 출루해 박석민의 중월 홈런때 홈을 밟았고 3회에는 무사 1루서 좌월 투런홈런을 터뜨리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류 감독은 “지난 해에는 나바로가 거의 팀 분위기를 바꿔줬다. 올 시즌 부진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것이다. 홈런을 때리고 싶어서 스윙이 커진 탓이라는 시선도 있는데 절대로 그런 것은 아니다. 지난 해 나바로에게 많이 당했으니 상대 투수들도 이제는 나바로의 장단점을 거의 대부분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단점을 안다고 해서 다 잡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실투가 나오면 장타를 두들겨 맞는 것이다. 나바로는 이제 투수들과 그런 싸움을 해서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상대의 노림수에 적절히 대응하고 실투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야 한다는 얘기다. 결국은 스스로 위기를 극복할 수밖에 없는데, 거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류 감독은 “일단 채태인이 복귀하기 전까지는 나바로가 3번타자를 맡아줘야 한다. 채태인과 박한이가 돌아오면 나바로를 자기 자리인 1번타순으로 내릴 예정이다”고 밝혔다.
대구 | 박현진기자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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