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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데뷔 10년차 가수, 그러나 임재용은 아는 사람만 아는, ‘무명 가수’였다. 음악을 포기할 순 없어 꾸준히 혼자 활동을 이어왔지만 외로웠다. 어릴 때부터 외모가 쿨의 이재훈을 닮았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들었던 그의 앞에 우연찮게 큰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해 8월 ‘성수동 이재훈’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JTBC ‘히든싱어3’ 이재훈 편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시즌 통합 왕중왕전에서 3위를 기록하는 저력을 보였다. 그 인연으로 총 11차례나 쿨의 20주년 기념 공연 무대에 서는 기회까지 얻었다. 쿨 이재훈을 벗어나 홀로서기에 나선 임재용, 그는 아직 ‘이재훈’ 꼬리표를 뗄 생각이 없지만 정작 이재훈이 자신 때문에 후배가 빛을 못볼까 걱정해준다고 했다.
최근 신곡 ‘너와 나 우리(feat. 김원주)’라는 곡을 발표하고 솔로 활동을 시작한 임재용은 여전히 이름보다 ‘성수동 이재훈’으로 대중에게 익숙하다. 그러나 그는 초연했다. “당장 이재훈을 지우고 싶지 않아요. 서서히 나아가야죠. 이번 곡은 저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라고 생각해요.”
새 앨범을 발표하며 이재훈에게 많은 조언을 받았다. 쿨 콘서트를 함께 하며 이재훈은 그의 ‘멘토’가 됐다. “형이 제 걱정을 많이 해주세요. 너무 이재훈의 모창자, 도플갱어 이미지로 가면 저를 알리는데 불편함을 겪을까봐 염려해주시더라고요. ‘너만의 음악색깔을 찾아라’, ‘모창이 아닌 본래 너의 목소리, 너의 기운을 보여줘라’라고 격려해주셨어요.”
가까이서 본 이재훈은 어떤 존재일까. “많이 알려주고 사소한 것까지 도움을 주세요. 너무 따뜻하게 챙겨주셔서 늘 감사하는 마음이에요. 무대 위에서보다 사석에서 더 멋진 사람이더라고요. 실력만큼 인성도 뛰어나다는 점에서 존경스러워요. 저도 잘돼서 동생들을 그렇게 챙기는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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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용은 단순히 목소리와 외모가 이재훈을 닮은 가수가 아니다. 2005년 비욘드라는 4인조 남성 보컬그룹 멤버로 벌써 데뷔 11주년이 됐다. 요요라는 예명으로 솔로 활동도 했다. 2013년부터 최근까지 작사·작곡·편곡·앨범 제작·유통까지 모두 혼자 힘으로 해내며 디지털 싱글도 몇차례 출시했다. 이 기간 동안 생계를 위해 안해본 일이 없다. 막노동, 양계장 아르바이트, 자전거 주차장 설치업, 커피숍-호프집 서빙, 소셜커머스업체 법인 영업도 해봤다. 음악을 포기한 순 없었다. “지금 당장 먹고 사는 게 힘들어도 음악은 못 놓겠더라고요. 언젠가 기회가 오겠지 하며 버텼어요. 다행히 끈을 안 놓았더니 ‘히든싱어’라는 기회가 오더라고요. 제가 준비가 안돼있었다면 그 기회를 잡지 못했을 거예요.”
그는 “‘히든 싱어’로 저를 알렸으니 원조가수에게 누를 끼치는 실수나 잘못을 하지 않도록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히든싱어’ 출연 당시 밝은 기운과 웃는 이미지를 대중에게 나눠주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라고 다짐했다.
이지석기자 monami15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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