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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성 칭다오 루팅 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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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성 칭다오 라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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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칭다오 시내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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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선산으로 불리는 칭다오 라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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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성 칭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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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 라오산에서 열린 한국 트레킹길 개통 기념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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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 라오산에서 열린 한국 트레킹길 개통 기념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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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의 명산답게 라오산에선 수련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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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 라오산은 중국 도교의 대표적인 명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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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산에 새겨진 도교 암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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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성 칭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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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 곳곳에 한글 표지판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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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성 칭다오 라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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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성 칭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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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괴석이 멋진 칭다오 라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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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성 칭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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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성 칭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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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성 칭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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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성 칭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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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성 칭다오 황다오 진스탄은 100여년 전 스트랜드 호텔이 들어섰을 정도로 유명한 해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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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성 칭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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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성 칭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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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성 칭다오


[스포츠서울]날은 궂었다. 이름엔 푸를 청(靑)자가 들어가지만 사흘간 단 한번도 푸른 하늘을 볼 수 없었다. 운이 없었다.

하지만 도시는 놀랄만큼 푸르다. 중국에서 가장 살기좋은 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 칭다오(靑島)는 베이징이나 상하이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푸르름이 느껴졌다. 붉은 지붕을 머리에 인 고풍스러운 유럽형 건축물. 우람한 산세와 맑은 바다, 그리고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밝은 표정은 과연 칭다오란 이름 뜻에 잘 어울렸다.

중국 대륙에서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가장 한국과 가까운 곳, 산둥(山東)반도. 그중에서도 한-중 교류가 많은 칭다오에 한국인 트레킹 코스까지 열려 더욱 가까워진 느낌이다. 장소는 해안으로부터 불쑥 솟아올라 해상선산(海上仙山)으로 불리는 라오산(험할 로· 山+勞 山)이다. 중국 산둥성여유국은 이 산에 지난 1일 ‘한국-산둥 등산의 해’를 맞아 한국인을 위해 특별히 ‘전용 트래킹 코스’를 개설했다.

한국 등산객의 취향에 맞춰 계단을 헐어 흙길 등산로를 만들고 한국어 표지판도 완비했다. 산에 올라보니 산둥성과 칭다오가 서해 쪽으로 조금 더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해상선산, 라오산에 오르다.
서해 백령도에 가면 “산둥에서 새벽 닭 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말이 있는데, 바다 건너 중국 산둥에도 마찬가지로 “한국 개짖는 소리가 들린다”는 말이 있다. 인천공항에서 비행시간 약 1시간. 뜨고 나면 바로 착륙준비를 해야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가깝다.

엉덩이 모양의 중국 대륙에서 한반도 쪽으로 길게 비죽 튀어나온 산둥반도는 산세가 힘차다. ‘태산이 높다하되…’의 그 산, 중국 5대 산 중 하나인 타이산(泰山)을 비롯해 많은 유명 산들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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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에서 한국인을 위해 준비한 라오산 등산 트레킹 코스.

라오산은 생김새가 마치 월악산이나 월출산을 빼닮았다. 울룩불룩 솟은 근육질의 암봉이 근엄하게 바닷가를 지키고 섰다. 입구에선 라오산 한국 등산로 개통 기념식이 열렸다. 환갑을 족히 넘긴 할머니들이 앙증맞은 사위로 부채춤도 추고, 근엄한 도교 수련생의 느려터진 무술 시범도 펼쳐졌다.

환영 공연은 진지했다. 중국 전통 춤이 끝나고 조선족으로 구성된 무용단이 북춤을 추다 호돌이처럼 상모를 돌리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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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성 칭다오 라오산.

버스를 타고 한참을 올랐다. 산중턱부터는 마주치는 암벽마다 도교의 여러 신선들의 모습이 암각되어 있다. 자연훼손인지 문화유산인지 판단할 그릇은 못되지만 이곳 라오산이 도교의 성지임은 분명해보였다. 구절양장의 길을 따라 암벽을 스치며 오르길 꼬박 30분여. 케이블카 탑승역과 함께 있는 ‘거봉(포도는 아니다) 풍경구’ 등산로 입구에 도착했다.

여전히 비를 품은 두터운 구름은 얄밉게도 산정을 가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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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봉으로 이뤄진 라오산.

머리는 구름을 향하고 등반로를 따라 한 발짝 한 발짝 발걸음을 뗐다. 중국인과 한국인이 섞인 이날 탐사대는 정말 ‘당나라 군대’였다. 어디서 주웠는지 나뭇가지가 그대로 달린 작대기를 지팡이를 삼은 양복쟁이, 심지어 곡선이 그대로 드러나는 ‘빽바지’에 구두를 신은 젊은 여성도 있었다.

에베레스트라도 단박에 오를 듯 고어텍스로 무장한 형형색색의 등산복에 물통까지 달린 배낭. 줄줄이 ‘탐험대’ 차림으로 가벼운 트레킹 코스를 오른다. 과연 한국인은 금방 눈에 띈다.

군데군데 계단이 있다. 중국은 산마다 어김없이 계단을 설치해놓았다. 타이산은 7000여 계단에 이른다. 그래서 끝도 없는 계단을 올라 정상에서 기도하면 소원 한가지는 들어준다고 한다. 라오산에서도 소원을 들어줄까. 나? 당연히 ‘로또’다.(끝내 사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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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성 칭다오 라오산.

씨앗이 황사처럼 산둥에서 날아온 것일까, 아니면 한반도으로 부터 온 것일까. 등산로 주변에는 낯익은 진달래와 개나리가 피어있다. 우리 산천이랑 무척 닮아있다.

굽이치는 능선을 따라가니 마침내 케이블카의 종점이 눈에 들어온다. 오른쪽으로는 집채만한 바위들이 잔뜩 도사리고 있고, 멀리 암봉은 기세가 힘차고 남성적이다. 꼭대기 부근에 툭 튀어나온 바위는 정말이지 누군가 일부러 돌탑처럼 쌓아놓은 듯 하다.

케이블카 종착역은 8부 능선 쯤에 있고 이곳으로부터 정상까지는 30~40분이면 올라간다. 시야가 흐려 대부분 포기했는지 등반객들이 퍽 줄어있다. 흰 빽바지도 작대기 양복쟁이도 중간에서 돌아갔다. 8부 능선부터는 길이 가팔라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기어이 정상에 올랐지만 온통 구름에 휩싸여 오리무중이다.

거대한 라오산은 9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전형적인 등산로인 거봉 풍경구부터 계곡을 따라 오르는 코스, 구비마다 바다를 볼 수 있는 해안 등산로(양커우 유람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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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칭다오의 다양한 먹거리

◇친근한 이웃같은 여행지, 칭다오
칭다오는 한국인들에게 유명하다. ‘양꼬치엔 칭다오 맥주’란 말이 유행할 정도로 맥주가 맛있기로 소문났다. 그도 그럴 것이 칭다오는 맥주 종주국 독일의 조계지였기 때문이다.

1897년 독일군이 칭다오을 침공했다. 이후 제멋대로 조계지를 건설하고 여러 건물과 시설을 지었는데 이 때문에 칭다오의 풍경은 사뭇 이국적이다. 고풍스런 유럽식 건물이 잔뜩 남아있다. 역사가 100년이 넘는 잔교와 ‘중국 속 유럽’이라 불리는 팔대관 거리, 해안가를 따라 줄을 이은 붉은 지붕 역시 칭다오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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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 맥주,

이들이 만든 칭다오 맥주 공장은 지금 관광객들에게 효자상품 노릇을 하고 있다. 칭다오 공장 앞에는 노천에 맥주거리가 형성되어 있어 맛있고 신선한 생맥주와 함께 양러촬(양꼬치 구이)와 ‘꿈틀거리는’ 번데기 등을 맛볼 수 있다.

이곳에서 맛본 칭다오 맥주는 굉장하 맛이 좋다. 일전에 암스테르담 하이네켄 공장에서 맛봤던 생맥주나 일본 도쿄 아사히 빌딩 시음장 등의 추억과 비교해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라오산의 물과 칭다오의 날씨, 그리고 독일이 남겨놓은 양조기술이 세계적인 명성의 칭다오 맥주를 탄생시켰다.

앞서 밝힌대로 칭다오 시내는 깔끔하고 곳곳에 녹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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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둥성 칭다오 진스탄 해변.

몇년 전 칭다오 시로 편입된 황다오(黃島)는 중국의 해안선에서 가장 긴 백사장 길이를 자랑하는 진스탄(金沙灘) 해변을 품고 있다. 여름이면 수많은 피서객들이 몰리는 백사장이라지만 모래는 정말 금빛처럼 누르다. 해운대와 닮아 있는 백사장에는 해안산책로가 길게 뻗어있고 한국 쪽으로 맑은 서해 바다가 펼쳐져 탁 트인 풍광을 자랑한다.

황다오는 이름에 섬 도(島)가 들어가지만 툭 튀어나온 반도다. 칭다오 시가지에선 42㎞짜리 다리를 건너거나 8㎞ 정도 파고드는 해저터널을 통하면 쉽게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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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 조개막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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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 조개박물관에는 다양한 조개들이 전시되어 있다.


황다오는 신시가지 특유의 인공미가 넘쳐난다. 1903년 일찌감치 진스탄 해안에 자리잡은 스트랜드 호텔 자리에 중세 유럽풍으로 지어올린 히얼텅(Hiton)호텔과 조개박물관과 향초박물관 등 볼거리도 제법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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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맞은 칭다오 향초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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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 향초박물관.


향초박물관은 황도 시가지에서 제법 떨어져 있다. 개울을 따라 너른 들에 각종 화초들이 식재되어 있다. 계절마다 번걸아 화사한 꽃으로 옷을 갈아입는 덕에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곳이다. 특히 여름에는 보랏빛 라벤더가 한가득 피어난다고 한다. 몽골천막처럼 입구에 버티고 선 건물 안에는 각종 허브 액상과 허브차 등을 체험하고 구입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번거로운 비자 문제만 해결이 된다면 칭다오는 그저 제주도나 강원도처럼 편하게 다녀올 수 있는 양팔 안의 여행지다. 산세나 의미 모두가 거대한 라오산의 트레킹을 즐긴 후, 마사지와 스파 등으로 힐링하며 맛있는 음식에 맥주까지 맘껏 맛볼 수 있다. 산둥은 그만큼 가까이 있었다.
칭다오 | 글·사진 이우석기자 demory@sportsseoul.com


칭다오 여행정보
●교통편=인천~루팅(칭다오)노선에는 중국항공, 산둥항공 등 중국 국적항공사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비행편이 많다. 하루에도 몇번 씩 오간다. 비행시간은 약 1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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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가까운 산둥성 칭다오의 음식은 해물을 많이 사용해 느끼함이 덜하다.



●먹거리=
같은 바다에서 나는 해산물 덕분일까. 칭다오는 한국과 음식도 닮아있다. 중국의 다른 지방과는 달리 해산물을 즐겨먹는다. 재료가 신선하고 전반적으로 느끼함이 덜해 입맛에 맞는다. 라오산 아래 식당(麥窯海鮮酒家)에선 주꾸미 볶음, 바지락 김국, 새우찜 등 중국 해안가 가정식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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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성 칭다오 황다오구 진스탕에 위치한 힐튼호텔.

●숙소=라오산을 가려면 세계정원박람회를 치렀던 칭다오 북동부 쪽 홀리데이인호텔(假日酒店)이 편하고 황다오에선 힐튼(希얼頓)호텔이 좋다. 문의 중국 산둥성여유국 홈페이지(www.friendlyshand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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