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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내 남편이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난 건데도, 너무 애처로워서 눈물이 나올 것 같더라고요.”
영화 ‘순수의 시대(안상훈 감독· 키메이커, 화인웍스 제작)’에서 김민재(신하균)의 아내인 ‘정씨 부인’ 역할을 맡아 열연한 강경헌은 영화 완성본을 처음 보고 눈물을 흘릴 뻔 했다. “어떻게 보면 내 남편과 첩의 사랑이지만, 정씨 부인 입장에서가 아니라 관객 입장에서 보니 정말 애절하더라고요. ”
극중 정씨 부인은 민재와 사랑없이 사는 부부다. 그 와중에 민재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여자가 생기자 그 여자 가희(강한나)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며 괴롭힌다. 강경헌은 “아마 정씨 부인이 가희에게 못되게 구는 것은 남편을 사랑해서 하는 질투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필요에 의해 곁에 둔, 어쩌면 나보다 밑이라고 생각하는 자신의 남편이 자기 집으로 가희를 데려온 데 자존심이 상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영화에서도 살짝살짝 드러나는 정씨 부인의 과거를 살펴보면, 그 말 대로 정씨 부인은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여자다. “아마 정씨 부인은 김민재와 만나기 전에 그와 정반대인 남자와 진심으로 사랑을 하지 않았을까요. 이민족의 자식인 민재가 아랫것처럼 보였을 것 같기도 해요”라며 영화 속에서 민재를 얼음장같은 눈빛으로 바라봐야만 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민재와 정씨 부인을 떠나 가희와 민재의 사랑은 여자로서 보았을 때 정말 애절하고 아름다운 사랑이었다”며 작품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1996년 KBS 슈퍼탤런트 2기로 데뷔한 그는 연극무대에서 아역으로 데뷔해 탄탄한 연기 경력을 쌓아왔다. 이번 영화에서는 연극과 다수의 드라마를 통해 쌓아온 안정적인 발성과 뼛속부터 양반인 정씨 부인의 우월감이 돋보인다.
5년만에 영화 작업을 했다는 그는 “순발력이 필요한 드라마 작업과 달리 영화는 어쩌면 한가하기까지 해 또다른 매력을 느꼈어요”라며, 다음 작품에서도 매력을 드러낼 준비를 하고 있다.
한편 ‘순수의 시대’는 지난 5일 개봉해 상영 중이다.
김정란기자 peac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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