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안은 홍명보 감독과 일부 선수가 30일 거센 야유 속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본진 격으로 먼저 귀국 비행기에 오른 건 홍 감독과 조현우(울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페예노르트) 황희찬(울버햄턴) 백승호(버밍엄시티) 김문환(대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설영우(즈베즈다) 오현규(베식타스)다.
이들은 새벽 3시대에 한국 땅을 밟았는데, 귀국장엔 200여 명의 축구 팬이 몰렸다. ‘홍명보 돈 뱉고 나가!’, ‘축협 완전해체’ 등 홍 감독과 대한축구협회를 비난하는 현수막 등이 보였다. 축구협회 엠블럼에 근조 리본이 새겨진 액자를 든 팬도 있었다.


홍 감독이 귀국 게이트를 나오자 고성과 욕설이 터져 나왔다. 전날 월드컵 베이스캠프 훈련장인 멕시코 사포판의 차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대표팀 감독 사퇴를 선언한 그는 김승희 축구협회 전무이사, 박항서 대표팀 지원단장 등 협회 관계자와 아무 말 없이 공항을 빠져나갔다. 선수도 어두운 표정 속에 별도로 마련한 차를 타고 떠났다.
12년 전이 오버랩됐다. 홍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뒤 귀국했는데, 공항에 나온 일부 팬이 ‘엿’을 던지며 야유한 적이 있다. 이번엔 엿은 나오지 않았지만 홍 감독의 귀국 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신변 위협을 암시하는 글이 나오는 등 긴장감이 감돌았다.
인천경찰청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공항에 기동대와 공항 경찰단 소속 경찰관 160명을 배치했다. 삼엄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다행히 본진이 모두 공항을 나갈 때까지 물리적 충돌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전까지는 월드컵 본선을 마치고 선수단이 귀국하면 공항에서 해단식을 비롯해 간략한 귀국 행사를 열었다. 이번엔 한국이 조별리그를 마친 뒤 32강 와일드카드 획득 여부를 두고 하염없이 멕시코에서 기다리는 과정을 거치면서 선수단과 코치진이 한 번에 탑승할 비행편을 미리 마련하지 못했다. 여기에 홍 감독을 향한 위협성 발언까지 나오면서 축구협회는 별도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
‘캡틴’ 손흥민(LAFC)을 비롯해 나머지 선수는 몇 명씩 그룹을 지어 7월1일까지 모두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역시 자진 사퇴를 선언한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이날 다른 항공편을 통해 홍 감독과 선수가 떠난 뒤 40분여가 지나 귀국장에 등장했다. 한 남성은 정 회장을 향해 ‘개껌’을 던지기도 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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