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이소영 기자] “사람의 욕심은 끝도 없다지만, 앞으로 계속 쳐줬으면 한다.”

키움 설종진(53) 감독이 새로운 외국인 타자 케스턴 히우라(30)를 두고 남긴 말이다. 입단 직후 히우라는 “제일 잘 소화할 수 있는 역할은 타자”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9경기 타율 0.306. 진담 속 농담이었던 셈이다.

모처럼 외국인 타자 카드가 통했다. 키움은 지난달 올시즌 유일한 외국인 무홈런 타자였던 트렌턴 브룩스를 방출하고, 메이저리그(ML) 통산 50홈런 출신인 히우라를 영입했다. 당시 구단은 “뛰어난 장타력이 강점”이라며 “빠른 배트 스피드를 바탕으로 강한 타구를 생산하는 능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외국인 선수 운이 따르지 않았던 키움으로서는 반가운 활약이다.

지난달 30일 KBO리그에 데뷔한 히우라는 9경기에서 11안타(3홈런) 1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88을 기록 중이다. 그중 무안타 경기는 단 두 차례뿐이다. 9일 고척 NC전에서는 경기의 흐름을 뒤바꾼 3점 홈런을 포함해 3안타를 몰아치며 타선을 이끌었다.

팀이 1-5로 뒤처진 5회말, 무사 1·2루에서 히우라는 바뀐 투수 배재한의 4구째 슬라이더를 통타해 추격의 스리런을 쏘아 올렸다. 설 감독 역시 “홈런 한 방이 승리 의지를 일깨웠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히우라는 3안타 4타점을 쓸어 담았다.

줄곧 강조해온 ‘팀 퍼스트’ 기조도 빛났다. 경기 후 히우라는 “개인적으로도 결과가 좋았지만 팀이 이겨 가장 기쁘다”며 “전반적으로 공이 잘 보였고, 내가 치고 싶은 공에 스윙하려고 했다. 무리하게 쫓아가지 않았던 점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홈런 타석 때도 내가 생각한 공이 오면 공략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덧붙였다.

3경기 연속 안타 행진도 이어가고 있다. 설 감독은 “장타를 많이 기대했는데, 정말 잘해주고 있다”며 “사람의 욕심은 끝도 없다고 하지 않나. 앞으로도 터뜨려줬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차분한 스타일인 것 같다”며 “파워뿐 아니라 선구안도 좋다. 볼넷도 잘 고르고,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투스트라이크까지 끌고 간다”고 평가했다.

단연 눈에 띄는 건 득점권 타율이다. 무려 0.727에 달한다. 그는 “타격은 원래 어렵다. 상대 투수들이 항상 좋은 공을 던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기회가 왔을 때 공격적으로 대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사령탑의 평가와도 맞닿아 있다. 설 감독은 “본인이 원하는 공이 오면 스윙을 가져간다”고 짚은 바 있다.

영리한 야구 센스도 돋보인다. 히우라는 “무조건 공격적으로 나가는 건 아니”라며 “상황에 맞게 판단하려고 한다. 설령 좋은 공을 놓치더라도 다음을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순간에 집중한다”고 강조했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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