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가 임희윤, 김창훈 프로젝트에 대해 ‘조용한 폭풍’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산울림 멤버이자 작곡가 김창훈이 시를 노래로 부르는 ‘시노래 프로젝트’를 이어가며 새 싱글을 발표한다. 시노래 천곡을 완성한 뒤 처음 내놓는 곡이다.

김창훈은 15일 정오 싱글 ‘사람에게’를 발표한다. 박인희가 쓴 시에 김창훈이 멜로디를 붙이고 직접 노래한 작품이다. 이번 곡은 지난해 말 발표한 시노래 천곡 기념 정규앨범 ‘당신, 아프지마’ 이후 처음 공개하는 신곡이다.

김창훈의 시노래 프로젝트는 2021년 시작했다. 우리 시인들의 작품에 곡을 붙여 노래로 부르는 기획이다. 첫 곡으로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을 발표하며 출발한 이 프로젝트는 시간이 흐르며 규모와 의미가 커졌다.

임희윤 음악평론가는 김창훈의 시노래 프로젝트를 두고 “조용한 폭풍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가벼운 산보처럼 시작한 기획이 시간이 흐르며 점점 더 깊은 애정과 진심이 쌓여 갔다”고 설명한다.

프로젝트는 예상보다 빠르게 확장됐다. 김창훈은 2023년 5월 시노래 500곡을 발표했고, 2025년 6월에는 총 1000곡을 완성하는 기록을 세웠다.

김창훈이 선택한 시는 18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120년 세월을 아우른다. 김명순, 나혜석 같은 근대 여성 시인부터 윤동주, 이육사, 백석 등 대표적인 민족 시인, 그리고 나태주, 정현종, 문태준 등 동시대 시인들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담았다.

천곡 완성을 기념해 김창훈은 지난해 말 1000곡 가운데 10곡을 선별한 앨범 ‘당신, 아프지마’를 CD로 발매했고, 기념 공연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도 열었다.

이번 싱글 ‘사람에게’는 시인이자 가수로 활동한 박인희의 시에 곡을 붙인 작품이다. 박인희는 1970년대 문화 아이콘으로 꼽힌 인물이다. ‘모닥불’, ‘방랑자’ 등의 노래로 사랑받았고, 낭송과 시 창작을 통해 음유시인으로 평가받았다.

‘사람에게’는 박인희의 시집 ‘지구의 끝에 있더라도’(1994)에 실린 작품이다. 임희윤 평론가는 이 곡에 대해 “김창훈은 짧고 담백한 시에 군더더기 하나 얹지 않았다. 시에 걸맞게 담백하기 그지없는 선율”이라고 평했다.

또한 “시어가 호소하는 사람에 대한 갈망은 애잔한 a단조로 시작하고, 구절 끝에서는 닿을 듯 닿지 않을 듯 아련한 C메이저세븐스 화성으로 흐른다. 클린 톤의 기타와 김창훈의 애이불비 가창이 냇물처럼 흐르고, 간주의 현악은 환기와 변주 역할을 한다”고 음악적 특징을 설명했다.

산울림 멤버이자 ‘산할아버지’, ‘회상’ 등을 만든 작곡가 김창훈은 시노래 프로젝트를 통해 또 다른 창작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천곡이라는 이정표를 세웠지만, 시와 노래를 잇는 그의 작업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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