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법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인정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사태를 주도해 대한민국 헌정사에 초유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이유다. 전직 대통령이 내란 수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1996년 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 30년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19일 오후 3시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이같이 판시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핵심 측근과 군·경찰 수뇌부에게도 중형이 무더기로 선고됐다. 비상계엄을 기획하고 주도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는 징역 30년, 막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게는 징역 18년이 선고됐다.

경찰 총책임자로서 군의 국회 진입을 돕고 의원 출입을 통제한 조지호 전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게는 각각 징역 12년과 10년이 내려졌다. 상부 지시에 따라 국회의장 출입을 통제했던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에게는 징역 3년이 선고됐다.
이날 재판의 핵심은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형법상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내란)’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재판부는 “헌법기관인 국회를 영구적으로 폐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상당 기간 제 기능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도 명백한 국헌문란”이라며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군을 동원해 국회를 점거하고 의원을 제지하는 것은 행정부 수반의 정상적인 국가긴급권 행사가 아닌 내란 행위”라고 못 박았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설명하며 12·3 사태가 남긴 막대한 상흔을 강도 높게 질타했다.

재판부는 “내란죄는 살인 등의 결과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헌법 기능을 파괴하는 행위 그 자체만으로 위험성이 매우 커 엄벌이 불가피하다”며 “비상계엄으로 인해 군과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됐고, 대한민국의 대외 신인도는 추락했으며, 대선을 다시 치르는 등 산정할 수 없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상관의 지시에 따랐을 뿐인 수많은 군인과 경찰들이 법적, 사회적 비난을 받으며 고통을 겪고 있는 점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아픔”이라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 개인에 대한 양형과 관련해 재판부는 “직접 범행을 계획하고 많은 사람을 동원해 막대한 비용을 발생시켰음에도 사과조차 하지 않았고, 재판 출석을 거부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고 꾸짖었다. 다만 범행 계획이 치밀하지 못해 대부분 실패로 돌아간 점, 무력 행사를 자제하려 노력한 점, 과거 공직에 오래 헌신했고 비교적 고령인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일부 참작해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징역 30년이 선고된 김용현 전 장관에 대해서는 “독단적으로 부정선거 수사 계획을 마련하는 등 윤 전 대통령의 비이성적 결심을 조장한 측면이 크다”고 질타했다. 조지호, 김봉식 전 청장은 군 투입 당일에 사태를 인지한 점, 조 전 청장의 혈액암 투병 등 유리한 정상이 일부 고려됐다. 하지만 시민과 국회의 출입을 무력으로 차단한 비난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끝내 중형을 면치 못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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