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가수 한성일의 음악은 ‘오르막’에서 출발했고 롤모델은 ‘윤종신’이다. 단순한 선망을 넘어, 가수라는 직업을 꿈꾸게 만든 결정적 계기였다.

한성일이 윤종신의 음악을 처음 접한 건 2014년, 중학교 3학년 때였다. 유튜브에서 우연히 본 라이브 영상이 시작이었다.

당시 ‘작사가 콘서트’ 무대에서 윤종신의 노래를 듣고 강하게 끌렸다. 이후 원곡을 찾아 듣기 시작했고, 윤종신의 음악 세계로 자연스럽게 들어갔다.

어린 한성일에게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노래를 대하는 윤종신의 태도였다. 한성일은 “너무 열심히 노래하는 모습”이 좋았다고 말한다. 테크닉보다 진심이 먼저 보이는 노래였다.

한성일이 생각하는 ‘노래를 잘하는 가수’의 기준은 기술이나 성량이 아니라 ‘이야기를 얼마나 잘 전달하느냐’다. 그 기준에서 윤종신은 완벽하게 부합하는 가수다.

1년 뒤 고등학교 1학년이 된 한성일은 학교 축제 무대에 섰다. 대중 앞에 선 첫 무대였다. 그가 선택한 곡은 윤종신의 ‘오르막’. 결과는 1등이었다.

선생님들은 “너 노래해라”고 격려했고 그 순간부터 가수의 길이 보였다. 이후에도 윤종신의 모든 노래를 찾아 들었고, 라이브 무대영상도 빠짐없이 찾아봤다.

시간이 흐른 뒤, 한성일은 예상치 못한 자리에서 롤모델과 마주했다. JTBC 싱어게인4에서 심사위원으로 마주한 것.

그러나 44호로 출연한 한성일은 경연 내내 윤종신의 노래를 한 곡도 부르지 않았다.

한성일은 “너무 대단한 가수라 내가 부르는 게 민폐라고 생각했다. 노래 리스트를 작성할 때 전혀 건드리지 않았다. 나한테 너무 대단한 사람”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만난 윤종신은 한성일에게 특별한 존재였다. 그는 “심사위원분들 전부 유명한 분들이지만, 그중에서도 내겐 가장 연예인 같았다. 롤모델에게 내 노래를 평가받을 수 있어 좋았다”며 방싯했다.

싱어게인4는 한성일의 인생 방향을 바꿔놓은 무대이기도 했다. 실용음악 전공 후 군 복무를 마친 그는 음악교육과로 전향하며 현실적인 선택을 준비하고 있었다.

졸업을 앞두고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시기, 마음속에는 여전히 노래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었다. “졸업 전에 한 번만 더 해보자”는 생각으로 지원한 오디션이 싱어게인이었다.

그리고 방송을 통해 그는 가수로서의 확신을 얻었다. 한성일은 “방송을 통해 좋은 말씀을 많이 들었다. 어느 정도는 가수로서 인정을 받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탈락자 인터뷰에서 들은 임재범의 말은 오래 남았다. “음악이 평생 (한성일)곁을 떠나지 않을거다”라는 한마디. 그리고 코드 쿤스트 역시 “자기 자신을 위해 노래할 줄 아는 사람 같다. 앞으로도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이 말들은 선택을 바꿨다. 교사의 길 대신, 가수의 길을 조금 더 걸어가기로 결정했다.

윤종신의 음악에서 출발해, 윤종신 앞에서 자신만의 노래를 부른 한성일. 싱어게인4는 그에게 트로피를 안기지는 못했지만 멈추려 했던 음악의 길을 계속 가도 된다는 응원이었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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