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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올] “단복이 엘레강스(Elegance) 하네요.”
상기된 표정에도 여유로운 대답을 잃지 않았다. 55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을 노리는 축구대표팀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2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호주 시드니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선수단과 입은 단복이 매우 엘리강스하다”고 웃었다.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제대회에 나서는 슈틸리케 감독은 단복을 입은 선수단의 모습도 처음 보는 풍경. 그는 “단복처럼 멋지고, 효율적인 축구로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했다.
리그 일정으로 각각 29일과 내달 3일 호주 현지에서 합류하는 이청용, 기성용을 제외한 21명 전원이 모였다. 시드니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뒤 현지 적응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내달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최종 모의고사를 치르고, 10일 오만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최근 폴 르갱 오만 감독이 “한국과 호주의 전력을 충분히 분석했고, 두 팀은 오만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 말에 개의치 않았다. “한 경기를 집착하는 게 아니라 대회 전체를 보고 있다. 오만전 뿐 아니라 모든 경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겁먹은 선수는 없다. 자신감에 차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해외 베팅업체가 한국을 4강권 전력을 평가한 것에 대해서도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보더라도 아시아 3위다. 1, 2위가 높은 점수를 받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3위인 게 선수들에게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단의 컨디션 조절이 최우선 과제라고 했다. K리거들은 3주 이상 쉬었으나 해외파는 한창 시즌을 치르고 있다. 전체적인 균형을 잡는 게 과제다. 슈틸리케 감독은 “호주에 도착 후 선수의 컨디션을 체크해 (개막 전까지) 밸런스를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1956년, 1960년 대회 우승을 차지한 이후 한 번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올해 브라질 월드컵에서 참패한 아픔을 씻어내기 위해서라도 아시안컵 호성적이 필수적이다.
한편, 이날 김정남 회장이 주축이 된 한국OB축구회원이 대표팀을 격려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찾았다. 한 원로 축구인은 “긴장하지 말고, 제 실력을 발휘한다면 한국 축구는 언제나 아시아 정상”이라고 했다.
인천국제공항 | 김용일기자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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