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2년 연속’ 1000만 관중 돌파 성과

2026시즌에도 이를 유지하는 게 중요

더 다양한 야구 ‘콘텐츠’와 ‘이야기’ 필요

팬 참여 콘텐츠도 흥행 ‘핵심’

신뢰 줄 수 있는 안정적인 리그 운영도 필수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2026년 KBO리그 개막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2024년 사상 첫 1000만 관중 돌파, 2025년 1200만 관중 돌파. KBO리그는 2년 연속 ‘꿈의 숫자’를 넘어섰다. ‘2년 연속 1000만 관중’은 분명한 성과다. 그러나 ‘3년 연속 1000만 관중’은 전혀 다른 영역이다. 흥행의 문제가 아니라 관리의 문제. 질문이 바뀐다. ‘더 올 수 있느냐’가 아니라, ‘유지할 수 있느냐’다. 2026년 KBO가 풀어야 할 과제는 더욱더 명확하다.

2024~2025년 관중 증가는 구조가 달랐다. MZ세대, 여성 관중, 그리고 비(非)야구팬의 ‘체험형 방문’이 주를 이뤘다. 문제는 가장 먼저 빠질 수 있는 층이다.

이탈은 경기력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불편함과 피로감이다. 좌석, 동선, 화장실, 푸드 등 기본 인프라에 대한 불만을 최소화하지 못하면 ‘응원은 좋은데 힘들다’는 인식이 쌓인다. 야구를 몰라도 즐길 장치를 유지하는 것, 현재 KBO리그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전제다.

사람이 모이려면 눈길을 사로잡을 퍼포먼스가 필요하다. 플레이 하나하나에 ‘압도적인 장면’을 담아내야 하는 시대다. 경기만으로 ‘1000만 관중’을 유지하기 어렵다. 야구는 길고, 복잡하며 매일 열린다. 본질적으로 긴 스포츠다. 규칙도 복잡하다.

KBO가 풀어야 할 과제는 ‘야구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해석하고 전달하는 방식이다. 필요한 게 ‘콘텐츠’와 ‘이야기’다. 2026년 KBO의 핵심 키워드는 더 많은 콘텐츠, 스토리텔링이다.

야구는 보는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스포츠다. 투수와 타자만이 전부가 아니다. 외야수의 뒷모습, 1루수의 동선, 유격수의 첫발, 주루코치의 사인, 더그아웃의 표정 하나하나가 모두 콘텐츠다. 이 장면을 어떤 프레임으로 묶어 전달할 것인가. SNS, 유튜브, OTT 시대에 KBO는 ‘무엇을 보여줄지’보다 ‘어떻게 보여줄지’를 고민해야 한다.

1000만 관중 시대의 팬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공동 제작자’다. 프로야구 산업을 키우는 생산자이자 동반자다. 응원하고, 기록하고, 확산하게 하는 주체. 팬 참여형 콘텐츠, 팬과 만드는 이야기 구조가 2026년의 핵심 과제로 보인다.

흥행의 전제조건은 신뢰다. 야구장 시설 안전, 판정 공정성, 리그 운영의 투명성. 하나라도 흔들리면 관중은 등을 돌린다. 사고 대응 매뉴얼의 상시화, 심판과 판정에 대한 신뢰 회복, 팬과 소통 강화는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 관중은 즐거울 땐 떠들지만, 불안하면 떠난다.

1000만은 흥행의 숫자다. 유지는 운영의 실력이다. KBO의 다음 과제는 더 많은 사람을 부르는 게 아니다. 지금의 사람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야구를 잘하는 리그에서, 야구를 잘 운영하는 리그로 넘어갈 수 있느냐. 2026년 KBO리그는 그 질문 앞에 서 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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