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여러분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선수로 계속 뛰겠습니다.”
9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한 삼성 최형우(42)가 KIA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또 삼성 팬들에게도 직접 컴백 소식을 알리며 진심을 더했다.
삼성은 3일 최형우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야구계 안팎으로 최형우의 삼성행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2년간 인센티브 포함 총액 26억원의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KIA 역시 비슷한 조건의 오퍼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파란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날 최형우는 아내의 SNS를 통해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그는 “KIA 팬 여러분께, 안녕하세요 최형우입니다”라고 운을 뗀 뒤 “광주를 떠나며 팬분들께 인사를 드리고 싶어 편지를 남기게 됐다. KIA에서 보낸 시간은 잊을 수 없는 행복한 순간들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적을 결정하면서 무엇보다도 여러분께 죄송스러운 마음이 컸다”며 “여러분이 보내주신 믿음과 과분한 사랑을 생각하면 마지막까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기 때문”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떠나더라도 여러분이 보내 주신 응원과 추억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며 “KIA에서 보낸 시간은 제 야구 인생을 다시 한번 뜨겁게 만들어준 값진 순간이었다. 언제나 감사했고, 앞으로도 깊이 감사드린다”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끝으로 그는 “여러분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선수로 계속 뛰겠다”고 약속했다. 삼성 팬들에게는 “다시 이곳에서 뛰게 돼서 감회가 정말 깊고, 팬분들을 만나게 돼 감사한 마음이 크다”며 “팀에 도움이 되는 베테랑으로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는 선배, 그리고 팬 여러분께 믿음을 드릴 수 있는 좋은 선수로 남겠다. 건강한 모습으로 금방 찾아뵙겠다”고 적었다.
2002년 포수로 삼성에 입단해 프로선수 커리어를 시작한 최형우는 방출과 재입단을 거치며 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타자로 거듭났다. 삼성의 ‘왕조’ 시절 멤버로 4년 연속 통합우승에 이바지했고, 2017년 KIA로 이적해 2번의 우승을 일궈냈다. 팀이 8위로 추락한 올시즌에도 KIA 타자 중 유일하게 타율 3할을 기록하는 등 건재함을 알렸다.

삼성은 “최형우의 가세로 구자욱 르윈 디아즈 김영웅 등 장타력을 갖춘 기존 좌타라인에 파괴력이 더해질 전망”이라며 “만 42세까지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최형우의 노하우를 팀 내 젊은 선수들이 배울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sshong@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