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섭 “장동혁, 또 다른 계몽령 선언…실망스럽다” 강경 비판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국민의힘이 공식 사과에 나섰지만, 당대표의 입장과 중진·초재선 의원들의 메시지가 엇갈리며 ‘반쪽 사과’ 논란이다.
일부 의원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단절”을 선언하며 뼈를 깎는 쇄신을 주장한 반면, 장동혁 대표는 계엄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으면서 내부 충돌이 발생하는 분위기다.
이날 초·재선 의원 25명은 국회에서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며 “비상계엄을 미리 막지 못하고 국민께 커다란 고통과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당시 집권 여당 일원으로서 거듭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송언석 원내대표 역시 별도 기자회견에서 “극도의 혼란 속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12·3 비상계엄이 선포됐다”며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들은 비상계엄을 위헌·위법으로 판결한 헌법재판소 결정을 존중하며 “비상계엄 세력과 정치적으로 단절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구체적 책임론까지 언급했다. 여당 내부에서 보기 드문 수위의 사과와 단절 선언이었다.

그러나 같은 날 장동혁 대표는 전혀 다른 톤의 메시지를 냈다. 그는 “12·3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며 “2024년 12월 3일부터 시작된 내란몰이가 2025년 12월 3일 막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계엄 선포 자체에 대한 명확한 사과는 없었고, 정치적 책임 또한 “탄핵 이후의 혼란”으로만 설명했다. 장 대표는 “제대로 싸우지 못했던 국민의힘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지만, 비상계엄 결정의 본질적 문제와 위헌 판단에 대한 성찰은 빠져 있다.
이에 같은 당 김재섭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장동혁 대표는 반성과 성찰은커녕 계엄이 불가피했다는 식의 또 다른 ‘계몽령’을 선언했다. 몹시 실망스럽다”고 직격했다.
이어 “오늘은 우리 국민의힘이 대한민국 국민께 사죄하고 반성해야 하는 날”이라며 “이재명이나 민주당이 아니라, 우리를 믿어 주신 대한민국 국민을 향해 머리를 숙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특히 “보수 재건과 계몽령은 함께할 수 없다. 우리 당을 폐허로 만든 윤석열과 절연하지 못하면 대표의 자격도, 국민의힘의 미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의 메시지가 하루 만에 갈라지면서, 12·3 비상계엄 1년은 ‘전면 사과’ 대신 내부 갈등과 책임 공방이 부각되는 국면이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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