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의 영광, 그리고 긴 침체기

2003년생, 새로운 희망의 등장

문동주·박영현, 이미 ‘국대 뼈대’

대표팀 세대교체, 이제 현실이다

[스포츠서울 | 고척=박연준 기자] 새로운 황금세대가 왔다. 20년 전 ‘82년생 황금세대’가 한국야구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면, 이제 그 뒤를 잇는 ‘03년생 세대’가 등장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리그 주축으로 성장한 이들이 대표팀 한 축을 당당히 차지했다. 국제무대 한국야구의 명예회복을 향한 세대교체가 현실로 다가왔다.

한국야구의 절정은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이었다. 당시 주역은 오승환, 이대호, 정근우, 김태균, 추신수 등 1982년생을 중심으로 한 ‘황금세대’였다. 이들은 국가대표의 상징이자, KBO의 중흥기를 이끈 주역이었다.

이후 흐름은 달라졌다. 2013년, 2017년, 2023년 WBC에서 3연속 1라운드 탈락,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는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한국야구가 방향을 잃은 셈이다.

20년 만의 부활을 준비한다. 한국야구는 내년 3월 WBC, 6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본격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현재 대표팀 34명 중 무려 5명이 2003년생이다.

우선 문동주다.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 명실상부 한국야구의 미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맹활약했다. 플레이오프 삼성전에서 역투를 펼쳤다. 시리즈 MVP를 수상하며 ‘진짜 에이스’로 성장했다.

박영현은 KT의 ‘수호신’이자 대표팀 불펜의 핵심이다. 올시즌 67경기 35세이브, 평균자책점 3.39를 기록했다. 생애 첫 구원왕에 올랐다. 이번 대표팀에서도 마무리 역할을 책임진다.

김영웅은 이번 가을야구 최고의 스타였다.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타율 0.625, 3홈런 1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KT의 신예 안현민도 리그를 평정했다. 112경기에서 타율 0.334, 22홈런, OPS 1.018. 타율 2위, OPS 2위에 오른 괴물 루키다. 이민석 역시 불펜에서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단일 연도 기준 이만큼의 젊은 피가 대표팀을 채운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류지현 감독이 직접 강조한 ‘세대교체의 완성’이자, 한국야구가 다시 도약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20년 전, 82년생들이 한국야구의 황금기를 열었다. 이제 2003년생들이 그 바통을 이어받는다. 그들의 공과 방망이 위에 한국야구의 미래가 있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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