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전주=정다워 기자] 전북 현대 거스 포옛 감독이 우승의 원동력으로 ‘유대감’을 꼽았다.
포옛 감독은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승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우승 소감을 밝혔다.
포옛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K리그 통산 10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지난해 승강플레이오프에 갈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더 큰 의미가 있다.
포옛 감독은 “감독으로서 1부 리그에서 우승하는 게 가장 큰 업적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박진섭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리고 홍정호를 기용한 선택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계기가 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선수와의 유대감, 이해관계가 중요했다. 지난해 경기를 볼 땐 개선해야 할 점이 많았다. 축구적인 것은 작은 디테일만 바꾸면 된다고 봤다. 반면 정신적인 부분은 바꾸기 힘들 수도 있다고 봤다. 베스트11을 고정한 뒤 경기력과 관계없이 이기는 팀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포옛 감독과의 일문일답.
-우승을 축하하는 시간은 보냈는지?
뒤풀이는 나중에 할 것이다. 그래도 우승이라는 어려운 일을 했다. 가족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냈다. 선수들에게는 개인적으로 꼭 하라고 했다.
-시즌 초반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겨낸 비결은?
새로운 팀을 맡으면 과정이 필요하다. 팀에 따라 짧으면 두 달, 길면 1년 이상 걸릴 수 있다. 박진섭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리고 홍정호를 기용한 선택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계기가 됐다. 그러면서 무패 기록을 이어가고 좋은 시즌도 보낼 수 있었다.

-MVP 후보로 박진섭을 추천할 것인지?
주장으로 임명할 때 많은 생각을 했다. 팀을 잘 이끌어야 하고 전술적으로 내가 원하는 것도 이행해야 한다. 내 전술을 이끌 선수가 돼야 한다. 주전으로 뛸 수도 있고 대화도 잘해야 한다. 배울 만한 선수여야 한다.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 시즌이 끝나가는데 내 선택이 절대 틀리지 않은 것 같다. 후보로 선택한다는 확답으로 받아들여도 된다. 박진섭은 꾸준히 잘했고 헌신했다. 열망, 리더십도 갖추고 있다. 요즘 이런 리더는 전 세계 어느 팀을 봐도 찾기 어렵다. 팀에는 이런 리더가 필요하다. 나에게는 운이 좋은 일이다.
-다른 MVP 후보 선수들이 서운할 수도 있을 텐데?
전진우는 가장 좋았을 때 몇 달 동안 K리그 최고의 선수였다. 초반 어려움을 겪을 때 박진섭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갔고, 김영빈이 부족한 부분을 잘 채웠다. 경기에는 많이 출전하지 않지만 분위기를 만드는 이승우도 큰 역할을 했다. 경기에 나서면 팀을 잘 도왔다. 다 언급할 수 없지만 무패 기록을 이어갈 때 똑같은 멤버를 유지해 선발 자격이 있는 선수들이 벤치에서 시작하기도 했다. 그 선수들도 들어가면 좋은 모습을 보였다. 훈련의 수준을 올리는 데 도움도 줬다.
-인생에서 이번 우승은 어떤 의미일지?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이 있다면?
K리그 우승의 의미는 크다. 처음 우승한 게 브라이턴의 3부 시절이었다. 칠레에서도 수퍼컵 우승을 했다. K리그에 오기 전 감독으로서 가장 크게 이룬 것은 강등권에 있던 선덜랜드를 잔류시킨 일이었다. 감독으로서 1부 리그에서 우승하는 게 가장 큰 업적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에 우리가 안 좋았기 때문에 의미가 더 큰 것 같다. 선수들 생각이 먼저 들었다. 전북 부임 전 지난해 마지막 3개월 경기를 봤는데 굉장히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 강등될지도 모른다는 압박감과 실망감이 있었을 텐데 우승을 했다. 굉장히 고마웠다.

-아홉 번째 팀인데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었을까? 가장 좋았던 부분은?
선수와의 유대감, 이해관계가 중요했다. 지난해 경기를 볼 땐 개선해야 할 점이 많았다. 축구적인 것은 작은 디테일만 바꾸면 된다고 봤다. 반면 정신적인 부분은 바꾸기 힘들 수도 있다고 봤다. 베스트11을 고정한 뒤 경기력과 관계없이 이기는 팀이 됐다. 우리가 26경기 무패를 했는데 놀라운 기록이다. 앞으로의 커리어에서 깨지 못할 큰 성취다.
-1년 동안 경험한 K리그는 어떤 무대로 보이는지? 발전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직접적으로 다른 리그와 비교하긴 어렵다. 외국인 선수 보유 제도 등이 다르다. 대응하기가 어려운 경기가 많았다. 상대는 스쿼드를 많이 바꿨다. 지난 경기로 분석하고 예측하는데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예상하지 못한 선수들이 들어온다. 선수에게 의존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상대와 관계없이 우리가 해야 하는 일반적인 부분에 집중했다. 전북이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한 적도 있는데 지금은 사우디아라비아가 투자하며 완전히 다른 레벨에서 놀고 있다. 투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알힐랄과 광주의 경기만 봐도 그렇다. 스쿼드만 보면 불공평한 경기였다. 재정적으로 K리그가 리더가 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좋은 조건에서 국제 대회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 아쉬운 것은 추춘제로 개편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다음시즌에 대회에 나가게 된다. 그런 부분도 손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적시장도 선수의 퀄리티와 시세가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 우리 팀 최고의 선수가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해외에서 들어오는 선수들이 비싸기도 하다.
-코리아컵 준비는 어떻게 할 것인지?
준비할 시간이 있었다. 지난 2~3주 정도는 천천히 준비했다. 앞으로의 3주는 페이스를 올릴 생각이다. 부상 당하지 않으면서 경기력을 유지해야 한다. 집중하겠다.
-유럽에서 오퍼는 없는지? 다음시즌도 전북과 함께하는 것인지?
지금은 오퍼가 없다. 지난 6월에 있었는데 거절했다. 전북과의 계약 기간은 남아 있다. 곧 미팅을 하게 될 텐데 프리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확답할 수는 없다. 먼 미래의 얘기는 지양한다. 지금은 코리아컵 우승에 집중하고 싶다. 예를 들어 선수에게 좋은 제안이 오고 좋은 상황이면 나에게 불리해도 보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다. 현재까지는 제안받은 게 없기 때문에 남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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