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특별취재단] “인교진 씨, 그만 울어요!”

우승도 아닌데,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자칭타칭 ‘뼛속부터 한화인’ 배우 인교진의 눈물샘이 터졌다. 19년 만에 진출한 한국시리즈인데, 울지 않고 어찌 한화인이라 할 수 있는가. “주황색 피가 흐르는, 뼛속부터 한화인”에게 지금 흘리는 눈물은 곧 성수다.

인교진은 야구 명문고이자 한화 재단 소속인 천안 북일고 출신이다. 한화 이글스의 심장을 다닌 셈이다. 모태 ‘한화인’의 절차를 밟았다. 소위 구단은 ‘선택’이 아니라 ‘점지’ 받는 것인데 인교진이 한화 이글스의 팬이 된 것은 그야말로 운명이다.

야구 사랑은 이미 유명하다. 아내 소이현과 출연한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서 “빙그레 이글스부터 좋아했다. 30년 팬이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타 구단 팬인 아내 소이현과는 시즌마다 유치한 신경전을 벌여왔다. 주황색 피가 아닌 다른 피에 경쟁심이 솟구치는 건 아내라고 해도 피할 수 없다.

지난 2018년에는 한화 이글스 팬으로서 첫 시구에 도전했다. 당시 우천으로 인해 한 차례 경기가 취소되자 식음을 전폐했다. 소이현은 “인교진이 잠도 못 자고, 식음도 전폐한 상태”라며 “매일 한화 경기를 챙겨본다”고 폭로했다.

이후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인교진은 “저는 이글스와 30년 친구입니다”라고 자신 있게 외쳤다. 독수리와 한평생을 함께했다.

눈물의 역사를 밟아온 인교진이니, 이번 한국시리즈 진출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24일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 5차전 끝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이 무대를 밟게 된 건 지난 2006년 이후 19년 만이다.

호소식과 함께 인교진의 눈물이 터졌다. 소이현의 폭로로 밝혀졌다. 소이현은 SNS를 통해 한화의 한국시리즈 진출 소식을 축하하며 인교진의 오열을 폭로했다. 조금도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한화인’ 인교진의 오랜 염원이 이뤄진 기쁨의 표현이니까. 남자는 태어나 세 번 운다고 하지만, 주황색 피에게 그런 흔한 속설은 통하지 않는다.

이제 본 경기의 시작이다. 한화 이글스는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에서 맞붙는다. 다시 들끓을 시간이다. 인교진의 주황색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세상에, 제게도 이런 일이 있을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제가 20살에 우승을 경험했는데, 어느덧 40대 중반입니다. 오래도록 기다린 만큼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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