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배우 김형묵이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 촬영 비하인드를 밝혔다.
김형묵은 8일 자신의 SNS에 “현장에서 이병헌 선배님은 정말 대단하셨다! 손예진님도 역시 그랬다. 잠깐이었지만 두분께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었다”며 ‘어쩔수가없다’ 촬영과 관련된 장문의 글을 적었다.
해당 글에서 김형묵은 “경찰서 장면이 나의 ‘어쩔수가없다’에서의 첫촬영이었다. 새벽에 아버지가 중환자실에서 돌아가셨다. 깊은 슬픔에 빠진 나는 큰 충격에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그래도 나때문에 감히 촬영이 중지되게 할 수는 없었다”고 털어놨다.
당시 김형묵은 관계자에게 박찬욱 감독과 배우진을 포함한 모든 스태프에게 자신의 부친상을 알리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고. 김형묵은 “무엇 때문일까 전혀 긴장되진 않았는데 손이 떨렸다. 담배피는 장면을 준비해야하는데 이제껏 대스타들과 연기경험에서도 단한번 그런적이 없었는데”라며 “때마침 분장실장님께서 말씀하시는데 박찬욱 감독님 앞에서 또 이병헌님과 연기하면 이상하게 다들 얼어붙는다고 그러지말고 나는 과감하게 하라고 웃으며 격려해주셨다”고 회상했다.
이와 함께 김형묵은 “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박감독님 이하 현장 모든분들이 내 아버지가 돌아가신 사실을 알고 있었고 내가 밝히지 않고 영화 촬영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것도 다 알고 계셨다고 한다”며 “모른척 그날 다들 강행을 한 것이다. 짐작컨대 그래서 일부러 모른척 일상인척 다들 알게모르게 응원을 주신게 아닐지”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김형묵은 “평소 배우로서의 철학 신념 가치 사명을 진지하게 외쳐온 나였기에 다짐을 해보려해도 그게 오히려 나를 더 짓누르는거 같았다. 그저 그대로 자연스럽게만 하자 하고 먼저 카메라 앞에 가서 섰다. 그때 즈음이었을까. ‘배우님들 리허설 들어가니까 카메라 앞으로 모여주세요’하는 소리와 함께 이병헌 선배님이 다가오는데 눈빛이 유만수 그 자체였다. 잠시전 겸손히 먼저 인사나눠주시던 분이 아니었다. 바로 유만수의 눈알!이었다”고 감탄했다.
더불어 김형묵은 “그리고 손예진님의 집중력까지. 그걸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언제 아버지가 돌아가셨냐는듯 나 역시 이원노로 변하는 것을 느꼈다. 상황에 몰입되었다. 이병헌의 힘이었다. 난 분명 그걸 느꼈다”며 “두분께 특별히 감사드린다. 촬영을 무사히 마치고 서울 가는 차에 올라타자마자 갑자기 또다시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렇게 곧바로 장례식장으로 향했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김형묵은 “나도 누군가에게 꿈을 꾸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여전히 연기와 배우와 사람에게서 영감을 받는다”며 “박찬욱,이병헌,손예진님 처럼 그뒤를 따라가고 싶다. 알아버렸으니 이젠 도무지 ‘어쩔수가없다’. 꿈을 꾸게 해주셔서 열정을 가지고 행동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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