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이소영 기자] “너무 힘든 경기였다. 그래도 팀원들이 잘 이겨냈다.”

LG 복덩이 오스틴 딘(32)이 천금 같은 멀티홈런 통해 팀 승리를 이끌었다. 부상 복귀 후 타율 3점대를 유지하며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는 16일 수원 KT전에서 10-6 승리를 거뒀다. 폭우부터 우천 중단까지, 그야말로 긴장을 한 순간도 놓칠 수 없던 경기였다. 특히 6회초까지 타선이 10개의 안타로 6점을 뽑아내면서 빼어난 득점 연결력을 자랑했지만, 경기 막판 불펜 난조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오스틴은 3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해 3안타 2타점으로 팀의 10-6 승리를 견인했다. 게다가 지난 5월13일 키움전 이후로 맥이 끊겼던 멀티홈런을 작렬하며 시즌 27, 28호포를 챙겼다. 한때 삼성 르윈 디아즈를 이어 홈런 부문 2위까지 올랐던 오스틴은 17일 현재 5위로, 4위 한화 노시환(30개)에 바짝 따라붙었다.

경기 초반부터 오스틴은 맹타를 휘둘렀다. 신민재와 문성주가 땅볼로 물러난 1회초 2사에서 오스틴이 KT 선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의 2구째 커브를 통타해 비거리 126m짜리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리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오후 7시16분께 경기가 우천 중단된 탓에 한 차례 고비를 맞았다. 가까스로 오후9시3분께 재개됐지만, 선발 손주영 카드를 날리게 되면서 또다시 위기에 맞닥뜨렸다. 설상가상 불펜진의 릴레이 무실점 호투로 잘 나가다가, 경기 막판 6-5까지 따라잡혔다.

턱밑 추격을 허용했지만, 오스틴이 9회초 바뀐 투수 박영현의 체인지업을 그대로 잡아당겨 대형 아치 하나를 더 추가했다. 경기 후 오스틴은 “경기가 너무 힘들었다”며 “참 길었다. 그래도 우리 팀원들이 잘 이겨낸 것 같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자정이 다 돼서 끝났다.

첫 홈런 타석을 떠올린 그는 “특별히 노린 공은 없었다”며 “순간적으로 커브로 보였다. 타격 후에는 넘어갈 수 있을까 긴가민가했는데, 다행히도 홈런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 홈런도 마찬가지”라며 “순간적으로 체인지업에 대처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상대가 쫓아오는 시점에서 나온 홈런이라 더 의미가 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팬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오스틴은 “늦은 시간까지 응원해 주신 팬분들께 감사하다”며 “어려운 경기였지만, 팀원들이 똘똘 뭉쳐 이겨냈다. 앞으로도 계속 준비 잘하겠다”고 약속했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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