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주상 기자]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월드 시네마 섹션에 공식 초청되어 일반 상영 3회차 전석 매진이라는 화제를 모은 영화 ‘물의 연대기’가 주목받고 있다. 이 작품을 연출한 할리우드 톱스타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감독으로서 첫 장편 데뷔작으로 제51회 도빌 아메리칸 영화제에서 신인 감독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물의 연대기’는 고통과 슬픔을 피해 물속으로 몸을 던진 주인공 ‘리디아’가 그곳에서 비로소 자유롭게 숨 쉴 수 있게 되고, 글 속에서 새로운 삶을 발견해나가는 인생의 파노라마를 그린 작품이다.

제51회 도빌 아메리칸 영화제에서 ‘Prix de la Revelation’상을 수상한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수상 소감을 통해 깊은 소회를 밝혔다.

“이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만으로도 제겐 충분했습니다”라고 운을 뗀 스튜어트는 “모든 감독이 첫 영화를 만들 때 불가능하다고 느끼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이 작품을 통해 겪은 힘겨운 시간들은 매우 개인적인 것이었습니다. 단지 제가 크리스틴 스튜어트여서가 아니라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의 싸움이었죠”라고 말했다.

또한 “여성들을 침묵하도록 교묘히 설계된 세상 속에서 목소리를 내기 위한 피 흘림과 싸움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자 했기 때문”이라며 장편 데뷔작을 완성하기까지의 고뇌와 힘겨움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수상한 도빌 아메리칸 영화제는 매년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 도빌에서 개최되는 미국 영화와 신인 감독들을 조명하는 대표적인 영화제다.

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영화제에서는 ‘씨너스: 죄인들’의 라이언 쿠글러 감독, ‘고스트 스토리’와 ‘그린 나이트’의 데이비드 로워리 감독,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와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의 애나 릴리 아미푸르 감독 등 전도유망한 연출가들이 모두 신인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어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2025년 제28회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서 전 세계에 첫 선을 보인 ‘물의 연대기’는 작가 리디아 유크나비치가 2011년 출간한 자전적 회고록을 원작으로 한다.

주인공 ‘리디아’ 역에는 ‘28주 후’, ‘제인 에어’, ‘더 파더’ 등으로 국내 관객들에게도 친숙한 배우 이모겐 푸츠가 캐스팅되었다.

9살 때부터 영화 감독을 꿈꿨다고 밝힌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원작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책의 첫 40페이지를 읽고 ‘이건 무조건 세상에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작가에게 이메일을 보내 영화 판권을 구매했다”며 “친구들과 함께 소리 내어 읽고 싶은 작품으로 나는 죽는 날까지 이 책을 계속 읽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튜어트는 “이 안에 내가 하고 싶은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다”며 원작을 향한 뜨거운 애정을 드러냈다. 감독의 꿈을 이룬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8년의 시간을 투자해 완성한 ‘물의 연대기’는 한 여성의 상처와 좌절, 고통과 아픔, 그리고 구원과 극복의 과정을 비선형적인 방식으로 시적으로 표현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6년 경력을 자랑하는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에서 각종 시상식과 영화제가 주목하는 신인 감독으로 새롭게 태어난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연출 데뷔작 ‘물의 연대기’는 2026년 상반기 개봉을 앞두고 있다.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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