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영화 ‘살인자 리포트’가 밀도 높은 스릴러를 자신했다. 몸보신이 필요할 정도로 ‘기 빨리는’ 심리극이라는 자신감이다.
연출을 맡은 조영준 감독은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살인자 리포트’ 제작보고회에서 작품의 매력에 대해 “보고 나면 기 빨린다”고 자신했다.
‘살인자 리포트’는 정신과 의사 영훈(정성일 분)이 베테랑 기자 선주(조여정 분)에게 연쇄살인을 고백하는 인터뷰를 요청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오는 9월 5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1대1 인터뷰를 통해 진행되는 각 인물 간의 심리전이 관전 포인트다. 자신이 연쇄 살인범이라 주장하는 영훈과 이에 대한 진실을 파헤쳐야 하는 선주가 팽팽하게 맞부딪힌다.
“처음부터 기자와 연쇄살인범이라는 특성을 만들어놓고 상상을 시작했다”는 조영준 감독의 ‘살인자 리포트’는 개인의 경험담에서 출발했다.
조영준 감독은 “어느 날 동물원에 갔다가 호랑이를 보고 있는 어린아이를 봤다. 굉장히 평화로운 동물원의 풍경이었지만, 문득 저 둘 사이를 막고 있는 창살이 아이 뒤편으로 이동한다면 굉장히 다른 분위기가 만들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밀실에서 대면하게 된 영훈과 선주의 이야기가 됐다. 조영준 감독은 “어떤 사건도 발생하지 않았지만 갇힌 우리 안에 호랑이와 아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긴장감이 발생할 것 같았다. 한 공간에 둘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긴장감을 주는 존재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1대1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배우들이 가진 역량도 중요했다. 대척점에 선 두 인물은 관객에게 설득력을 줘야 했다.
조영준 감독이 선택한 것은 조여정과 정성일이었다. 조영준 감독은 “두 인물을 캐스팅하면서 선함과 악함의 표면적인 느낌을 주고 싶지 않았다”며 “둘 다 인간이고, 한 인물은 선한 면이 더 많고, 어떤 인물은 악한 면이 더 많을 뿐이길 바랐다. 캐릭터가 가진 입체적인 면모를 잘 표현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영준 감독은 “그런 면에서 조여정, 정성일 두 배우가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생각했다”며 “선, 악을 논하지만 결국 그 결정권은 관객이 스스로 내리게 된다. 그런 부분을 배우들이 잘 표현해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아울러 조영준 감독은 “‘살인자 리포트’를 보고 나면 대부분 지친다. 재미없고 지치는 게 아니라 두 사람 사이에 이어지는 스파크를 감당해내는 것, 결말부 감정의 무게감, 관객으로서 느끼게 되는 도덕적 딜레마 등 기가 빨릴 수밖에 없다”며 “저도 편집실에서 나올 때마다 스태프들에게 ‘이거 왜 이렇게 기 빨리냐’고 했다. 보시기 전에 삼계탕이라도 드셔라”고 입담을 뽐냈다. s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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