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애니메이션 속 라이벌 구도가 현실 빌보드 차트에서 재현됐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걸그룹 헌트릭스와 보이그룹 사자보이스는 악령과 맞서며 경쟁하는 라이벌로 등장한다. 흥미롭게도, 두 그룹이 부른 OST가 동시에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 오르며 현실 무대에서도 맞붙게 됐다.

헌트릭스의 리더 루미 목소리를 맡은 가수 이재(EJAE)가 부른 ‘골든’은 이번 주 ‘핫100’에서 1위에 올랐다. K팝 여성 아티스트로는 최초의 기록이다. 반면 사자보이스가 부른 OST ‘유어 아이돌’은 8위를 기록, 한 주 차트에 두 곡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극중 라이벌 설정이 차트에서도 그대로 재현된 셈이다.

‘골든’은 지난 7월 81위로 첫 진입 후 7주 만에 정상에 올랐다. 장기간 1위를 지켜온 미국 팝스타 알렉스 워런의 ‘오디너리’를 제치고 1위에 등극하며, 애니메이션 OST로는 2022년 디즈니 ‘엔칸토’ 이후 3년 만에 정상에 오른 곡이 됐다.

극중 라이벌인 사자보이스 역시 현실에서 인기를 입증했다. 그들이 부른 ‘유어 아이돌’은 중독성 강한 후렴과 화려한 안무가 인상적인 곡으로, 글로벌 틱톡 챌린지와 커버 영상이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다. ‘케데헌’ 속 보이그룹 캐릭터에 실제 보컬과 퍼포먼스를 입힌 전략이 글로벌 팬층 확장으로 이어졌다.

‘케데헌’은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과 한국 K팝 제작진이 협업한 작품으로, 테디·24, 안무가 리정 등 실력파들이 참여해 무대와 음악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번 차트 성과는 애니메이션 세계관·K팝 음악·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이 결합해 만들어낸 드문 성공 사례로, 음악 팬과 애니 팬을 모두 끌어들였다.

이번 빌보드 차트에서의 ‘케데헌’ OST 동반 진입은, 단순한 애니메이션 마케팅을 넘어 극중 서사와 현실 성과가 맞물린 글로벌 문화 현상으로 기록되고 있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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