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강윤식 기자] “많은 이닝을 책임지려고 한다. 고맙고 미안하다.”

두산 ‘토종 에이스’ 곽빈(26)이 후반기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부상으로 인해 시즌 출발이 다소 늦었다. 팀 에이스로 이에 대한 미안함을 가지고 있다. 승운이 따르지 않는 건 신경 쓰지 않는다.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싶을 뿐이다. 사령탑도 고마움과 미안함을 동시에 전했다.

조성환 감독 대행은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LG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곽빈은 처음부터 합류하지 못한 거에 대해 미안함이 있는 것 같다. 승보다는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다고 얘기한다. 국내 에이스다운 멘탈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곽빈은 두산이 자랑하는 ‘토종 에이스’다. 지난해에 15승9패, 평균자책점 4.24를 올렸다. 삼성 원태인과 함께 다승왕에 올랐다. 당연히 올시즌도 기대가 컸다. 그런데 개막 직전 내복사근 부상으로 쓰러졌다.

재활에 집중했다. 6월에 마침내 복귀했다. 그러나 그사이 팀 사정이 썩 좋지 못했다.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으며 하위권에 처졌다. 이후 9위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곽빈이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이유다.

좌절하고 있을 수는 없다.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의지가 성적에서도 드러난다. 후반기 곽빈의 평균자책점은 2.84다. 후반기 선발 평균자책점 1위를 찍고 있는 두산 선발진 한축을 제대로 담당 중이다.

승이 없는 게 아쉽긴 하다. 본인은 신경 쓰지 않는다. 곽빈뿐 아니라, 모든 선발이 그렇다. 조 대행은 “선발이 좋은 투구를 보이는데, 승리와 연결이 안 되고 있다.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맙게도 선수들은 승리투수가 되고 안 되고보다는 본인이 나가서 조금 더 길게 던지고 싶어 한다. 어제도 마찬가지다. 콜어빈도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승리하면 그것만으로도 기뻐해 준다“고 독려했다.

그래도 수치로 드러나는 ‘선발승’을 적으면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 곽빈은 7일 LG를 상대로 선발 등판한다. 본인의 후반기 첫 승과, 팀의 위닝시리즈가 달렸다.

두산은 선발투수 곽빈과 함께 정수빈(중견수)-이유찬(유격수)-제이크 케이브(유익수)-양의지(포수)-박준순(3루수)-김인태(좌익수)-강승호(2루수)-강현구(지명타자)-김민석(1루수)으로 꾸린 라인업으로 2연승에 도전한다. skywalk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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