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사직=김동영 기자] 롯데 ‘50억 FA’ 노진혁(36)이 돌아왔다. 오래 걸렸다. 10개월 만에 다시 1군. 독하게 준비했다. 오자마자 바로 선발이다.

롯데는 6일 사직 KIA전에 앞서 노진혁-전민재-정우준을 1군에 올리고, 전준우-정훈-최준용을 말소했다. 전준우와 최준용은 부상이다. 전준우 자리에 누군가 필요했다.

김태형 감독은 “전준우가 빠졌고, 오늘 정훈도 제외했다. 노진혁이 이들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짚었다. 노진혁은 이날 6번 지명타자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9월26일 사직 두산전 이후 314일 만에 다시 1군 경기에 나선다. 경기 전 만난 노진혁은 “신인의 마음으로 뛰겠다. 창피하면 안 된다. 준비 열심히 했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래는 노진혁과 일문일답.

-1군 복귀 소감은.

거의 10개월 만에 온 것 같다. 잘해서 오고 싶었다. 뜻하지 않은 부상이 있었다. 2군에 있으면서 사직에서 경기하는 것과, 1군에 와서 하는 것은 또 다르다. 긴장된다.

-올해 1군 캠프도 가지 못했는데.

1군 캠프에 못 가서 죄절한 것이 아니다.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수비하다 부상을 당했다. 팀 내 입지도 줄어들었다. 아프지 않도록 확실하게 만들어놓고 경기에 나가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첫 경기에서 손목을 다쳤다. 파열됐다. 수비 중이었는데, 타자 주자가 파울 타구를 쳤다. 쫓아가다가 주자와 충돌했다. 그때 손목이 꺾였다. 그때는 많이 힘들었다.

-5일 퓨처스 경기에서 홈런을 쳤다. 실전 감각은 괜찮은 것인지.

처음에는 걱정했다. 오랜만의 경기에 나갔다. 힘들 줄 알았다. 생각보다 타이밍이 빨리 돌아온 편이다. 겨울에 준비한 것이 있다. 멈췄다가 다시 시작했다. 그래도 생각보다 좋았던 것 같다.

-김태형 감독은 전준우 몫을 대신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제 치고받아야 한다. 최선참 선배가 다쳤다. 베테랑 선배들이 전반기 고군분투했다. 나도 2군에서 이를 갈고 있었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지금이라도 내가 도움이 되면 좋겠다.

-김민성이 먼저 1군에 왔다.

대만 캠프 가면서 내게는 기회가 많이 안 오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한두 번 기회가 왔을 때 잡아보자고 생각했다. (김)민성이 형과 둘이 진짜 열심히 했다. 얘기도 많이 나눴다. 민성이 형 첫 타석 때 안타 치라고 응원했다. 잘되기를 바랐다. 자기 몫을 해줬다. 나도 ‘잘하고 있으면 기회 오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은데.

손목 다친 후 병원에서는 4주 얘기했다. 생각보다 차도가 없더라. 그때 많이 힘들었다. 재활이 이렇게 길어질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마음은 하고 싶은데, 손목이 따라주지 않았다. 크게 힘들었다.

-콜업 소식 들었을 때 어땠나.

생각했던 기회가 한 번 왔다. 준비를 못 했다면 기회도 안 왔을 것이다. 준비가 잘된 것 같다. 한 쳐본 투수도 있고 해서 걱정되기는 한다. 그래도 잘해보려고 한다. 스타팅이더라. 투수 누가 나오는지 보고 있었다. 뒤에 나갈 줄 알았다. 선발이어서 놀랐다.

-수비는 어떤지.

어떤 포지션을 한다는 것보다, 준비는 다 해놓자는 생각이었다. 퓨처스에서 2루 빼고 다 했다. 유격수와 3루수 다 하고, 1루수도 봤다. 2군에서는 1루수 많이 봤다. 안 해본 자리였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오랜만에 1군이라 떨리는지.

2군에서 올라올 때 김용희 감독님이 ‘신인 같은 마음으로 해라’고 하셨다. 진짜 열심히 뛸 생각이다.

-롯데가 잘하고 있다.

작년에도 한 번 느껴봤다. 팀이 잘나갈 때도 있고, 내가 없어도 팀이 잘하고 있었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 나이 먹은 선배들이 다 느끼는 감정 아닐까 싶다. 나는 내 소신껏 하려 한다. 은퇴할 때까지 창피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한다. 내 준비가 먼저다. 열심히 준비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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