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프로 선수라면 누구나 국가대표를 꿈꾼다. 타의든, 자의든 유독 운명의 장난처럼 키움 안우진(26)에게는 그 길이 더 멀고 험하다.

키움은 5일 “안우진이 총 세 차례에 걸친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오른쪽 견봉 쇄골 관절의 인대 손상으로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선수도, 구단도 초대형 악재다.

문제는 따로 있다. 안우진이 부상을 당한 지난 2일은 애초 청백전이 열리는 날이 아니었다. 안우진을 위해 준비한 느낌도 있다. 경기 후 펑고 훈련에 참가했는데, 이 과정에서 어깨를 다쳤다.

무조건 구단 탓만 할 순 없다. 훈련 프로그램에는 펑고 스케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 중 쓰러지면서 다쳤다. 선수 부주의 얘기가 나올 수도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구단의 잘못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 또한 아니다. 구단 소속이 아닌 선수를 청백전에 냈다. 추가 훈련까지 했다. 여기서 다쳤으니 낭패다.

현재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중인 안우진은 9월17일 소집 해제를 앞두고 있다. 안우진의 복귀는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다. 하루아침에 ‘시즌 아웃’이라니, 헛웃음이 나올 정도다.

2018년 넥센(키움 전신)의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안우진은 명실상부 리그를 대표하는 오른손 에이스다. 2년 차인 2019년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2022년에는 30경기 196이닝, 15승8패224삼진,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하며 에이스로 우뚝 섰다.

2023년 9월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재활에 1년 혹은 그 이상 걸린다. 이에 재활과 병역 의무 병행을 택했다. 이미 고고 시절 학교 폭력 논란으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로부터 징계를 받아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국가대표 승선은 불가능했다. 프로 커리어 시작부터 꼬인 셈이다.

그래도 내년 3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있다. 이쪽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소관이다. 뽑힐 가능성이 꽤 커 보였다. 2025시즌 9월에 복귀해 등록 일수를 채우고, WBC 결과를 통해 추가로 등록 일수를 더하면 메이저리그(ML) 도전 시기도 앞당길 수 있었다. 이마저도 허공에 날아갔다.

워낙 빼어난 선수인 만큼 이번 부상이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기량이 제일 좋을 때 나래를 활짝 펼쳐야 하는데, 이 모든 게 ‘물거품’이 됐다. 안타까운 일이다. 결국 안우진이 자초한 면도 분명히 있기에 감당해야만 한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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