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글·사진 | 구미=원성윤 기자] 교촌치킨의 신화는 경북 구미에서 탄생했다. 대구 출신인 강원강 회장은 1991년, 개인택시 면허를 판 돈 3500만원으로 손에 쥐고 구미로 향했다. 당시 인구 22만(현재 40만)의 공업 도시 구미를 택한 건, 전자 산업의 핵심 요충지라는 생각에서였다. 할아버지의 독립운동 덕분에 남들보다 빨리 얻은 국가유공자 택시 면허를 팔려니 손이 덜덜 떨렸다.
긴장감도 잠시, 선택은 적중했다. 30년 만에 자그마치 5000억 브랜드로 키웠다. 구미 송정동의 10평 남짓한 작은 매장에서 시작한 ‘교촌통닭’이라는 교촌치킨이라는 업계 1위 브랜드로 키워낸 것이다.


구미시와 교촌은 이런 이야기에 주목했다. 교촌 1호점의 헤리티지(Heritage)를 ‘K-치킨의 고향’으로 스토리텔링 하자는 것이었다. 구미시도 화답했다. 구미 최초의 명예도로명 ‘교촌1991로’를 부여했다. 지역 기업의 역사와 가치를 존중하는 의지다. 구미 시외버스터미널부터 동아백화점 앞까지 ‘교촌1991로’는 각종 조형물과 벤치, 이미지월, 치맥공원 등을 꾸렸다.
교촌에프앤비 임영환 전략스토어팀장은 “교촌 1호점은 ‘교촌통닭’은 교촌그룹의 정신적 고향”이라며 “다양한 체험 요소와 즐길 거리 및 구미시 관광자원 사업의 목적으로 교촌1991 문화거리를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교촌역사문화로드’는 교촌의 역사를 담았다. 앙증맞은 프라이드 배달차가 입구에 전시돼 있다. 고객들에게 한여름에도 따스한 치킨을 배달하기 위해 에어컨을 켜지 않은 역사가 배어있다. 1호점 에피소드를 청취할 수 있는 전화부스도 설치돼 있다.
‘치맥공원’도 눈길을 끈다. 지역 내 방치돼 있던 녹지 공간을 주민들의 쉼터로 새롭게 조성했다. 특히 문베어 캐릭터 3종(모즈윗, 이시프, 도이)을 활용해 포토존을 만들었다. 중앙에는 초승달 조형물로 공간을 조성했다. 이 공간은 수목 및 조약돌 벤치 등을 설치해 주민들에게 쉼터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소스로드’는 교촌의 색깔을 드러낸다. 허니·간장·레드로 꾸몄다. 허니존은 교촌의 시그니처 메뉴 중 허니시리즈를 활용해 닭의 탄생인 달걀 형태를 모티브로 버스정류장을 제작했다. 간장과 레드존은 로드의 양 끝에 교촌의 붓을 조형물로 만들었다. ‘붓으로 바르는 형태’를 형상화, 벤치와 버스정류장으로 조성했다.



1호점의 숨은 병기는 이곳에만 파는 ‘교촌 구미 플래터’다. 소스통을 접시에 부어 치킨마다 다른 소스를 붓으로 발라 먹을 수 있게 했다. 꽃이 피듯 활짝 벌어진 양파는 기름에 튀겨 아삭아삭 씹히는 맛을 더했다. 떡볶이도 남다르다. 까맣게 그을린 건 가래떡이다. 이름은 ‘꾸븐 떡볶이’로 붙였다. 구웠다는 경상도 사투리다.
막걸리와 수제 맥주도 빼놓을 수 없다. 교촌이 2022년 설립한 ‘발효공방1991’에서 생산한 은하수막걸리는 묵직한 바디감을 선사한다. 문베어브루잉의 라거, 소빈블랑 아피에이, 모스카토 스위트 에일 등은 시원한 목 넘김과 각기 다른 맥주의 그윽한 향취를 뽐냈다.
‘교촌통닭’(교촌치킨 구미송정점)은 구미종합버스터미널에서 도보 5분 거리다. 역사를 바탕으로 구미의 ‘치킨 문화’ 거점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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