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정치·언론 삼각충돌…‘신명’, 현실 닮은 오컬트 드라마가 만든 카타르시스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15억 원의 제작비, 무명의 연출자, 화려한 CG도 스타 마케팅도 없다.
하지만 영화 ‘신명’은 개봉 15일 만에 누적 관객 60만 명을 돌파하며 극장가에 파문을 일으켰다. 손익분기점이었던 30만 명을 두 배 이상 넘긴 이 영화는 ‘저예산 영화의 반란’ 그 자체다.
‘신명’(감독 김남균)은 무속 신앙을 권력 도구로 활용하는 여인 윤지희(김규리)와 그 뒤에 숨겨진 진실을 좇는 저널리스트 정현수(안내상)의 치열한 대립을 그린 오컬트 정치 스릴러다.
허구지만 현실을 떠올리게 하는 사건과 설정, 대사들이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실제 한국 사회의 정치적 갈등과 무속, 언론 문제 등을 떠올리게 하며 관객과의 거리감을 단숨에 좁힌다.

영화는 다큐멘터리적 시선과 극영화적 연출을 오가며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한다. 초반부터 빠른 전개로 몰입을 유도하고, 중후반부로 갈수록 반전과 충격적인 진실이 쏟아지며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배우들의 몰입도 높은 연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김규리는 광기의 권력자 윤지희를, 안내상은 정의감에 불타는 기자를 맡아 진심 어린 연기를 선보인다.
‘신명’은 개봉 이후 SNS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볼만한 한국 영화’, ‘현실보다 현실 같다’는 반응과 함께 빠르게 입소문이 퍼졌다.
대선에 맞춰 급히 개봉하느라 후반 작업의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영화 ‘신명’의 성공은 블록버스터 중심의 산업 구조에 균열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큰 돈’이 아니라 ‘큰 이야기’가 관객을 움직인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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