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꽃 피는 3월은 전통적인 극장가 비수기로 꼽힌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새로운 환경을 맞닥뜨리는 1020이 많아 영화관을 찾는 발걸음이 급격히 줄어드는 시기다. 지난해 ‘파묘’가 이례적인 흥행을 거뒀다가, ‘범죄도시4’가 나오기까지 이렇다 할 흥행작이 없었다.

그런 가운데 틈새시장을 노리는 한국 영화 세 편이 출격한다. 영화 ‘침범’과 ‘스트리밍’ 그리고 ‘승부’다. 장르적 색채가 짙은 세 작품이 비수기를 뚫고 흥행을 거둘지 영화계의 이목이 모이고 있다.

먼저 오는 12일 개봉하는 ‘침범’은 기이한 행동을 하는 딸 소현으로 인해 일상이 붕괴된 영은(곽선영 분)과 그로부터 20년 뒤 과거의 기억을 잃은 민(권유리 분)이 해영(이설 분)과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장르는 심리 스릴러다.

김여정과 감독과 이정찬 감독이 공동 연출한 이 영화는 각기 다른 이야기를 구상하던 두 감독이 연결점을 발견하고, 절묘하게 조합하면서 출발했다. 영은과 소현(기소유 분)의 서사가 1부, 민과 해영의 서사가 2부로 나눠지는 독특한 형태다. 곽선영과 기소유의 아찔한 모녀 호흡이 기대되며, 권유리와 이설의 연기 변신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뜨거운 호평을 끌어내기도 했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스트리밍’은 구독자 수 1위의 범죄 채널 스트리머 우상(강하늘 분)이 풀리지 않던 연쇄살인사건의 단서를 발견하고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방송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전반이 실시간 방송으로 구성돼 있어 박진감이 느껴진다는 반응이다. 롱테이크 장면이 다수여서 스태프와 배우 간 합이 중요했던 가운데 강하늘이 고난도의 연기를 완벽히 수행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마지막 화제작은 오는 26일 개봉하는 ‘승부’다. 2년 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었지만, 유아인의 마약류 투약 혐의가 드러나면서 표류하다 배급사 바이포엠스튜디오를 만나면서 개봉하게 됐다. ‘승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 분)이 제자 이창호(유아인 분)와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이병헌과 유아인의 연기 맞대결이란 점에서 벌써 관심이 뜨겁다. 포스터를 비롯해 예고편 등 각종 마케팅에서 유아인의 얼굴이 거세됐지만, 본편에서는 편집 없이 등장할 전망이다.

‘승부’ 연출을 맡은 김형주 감독은 “이야기 구조나 기획 의도에서 비춰볼 때 이미 완성된 이야기에서 편집하는 게 이야기가 안 될 것 같았다. 영화가 공개되면 충분히 이해할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극장에 온 관객에게 영화를 의도한 대로 선보이는 것이 관객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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