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멜버른=김민규 기자] “(문)동주 첫 투구인데, 구위가 괜찮아서 아주 기분 좋은 하루다.”
지난해 아쉬움이 컸다. 스스로도 실망에 가까운 한 해였다. 시즌 후반 갑작스런 어깨 통증이 발목을 잡았고 아쉽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한화 영건 문동주(22) 얘기다. 어깨를 완벽히 회복한 문동주가 첫 불펜 피칭을 했다. 이를 지켜본 ‘투수 전문가’ 양상문 코치는 “아주 좋은 하루”라며 크게 기뻐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문동주는 4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에서 첫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투구 수는 15개. 첫 투구라 많이 던지진 않았다. 몸 상태를 체크하며 가볍게 일정을 마쳤다.
첫 불펜 피칭 후 만난 문동주는 “5개월 만에 마운드에 올랐는데 익숙한 느낌이 들어서 잘 던진 것 같다. 지금까지 신경 써주신 분들이 너무 많다. ‘이제는 잘해야 될 때가 되지 않나’란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랐다”면서 “처음 피칭을 했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오랫 동안 재활을 하다가 올라간 첫 피칭인데 괜찮았다. ‘준비가 잘 됐다’는 신호인 것 같다. 이제 시작이다”고 힘줘 말했다.

현재 어깨 상태는 어떨까. 그는 “어깨는 완벽에 가깝다. 완전히 괜찮다”고 주변의 걱정을 말끔히 지웠다.
첫 피칭을 유심히 지켜본 양 코치는 “(문)동주가 첫 일정인데 생각한 것보다 컨디션이 좋다. 어쨌든 큰 문제 없이 던질 수 있다는 게 만족스럽다”며 “첫 피칭인데도 구위가 괜찮았다. 아주 기분 좋은 하루”라고 활짝 웃었다.
‘시작이 반’이라 했다. 문동주는 오키나와 2차 캠프를 바라보며 페이스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몸 상태가 생각보다 더 좋아서 빨리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오키나와 가서는 당연히 100% 시합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또 좋다고 해서 무리를 하면 안 좋을 수 있다. (양상문) 코치님께서 내가 어떻게 해야 가장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을지를 항상 고민하신다. 첫 피칭했으니 앞으로도 더 많은 대화를 하면서 맞춰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시속 160㎞ 속구를 자랑한다. ‘KBO리그 최고속’ 중 한 명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결국 올시즌도 ‘건강’이 관건이다. 올해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보내는 것이 문동주의 숙제다.
문동주는 “부상을 당하면 안 좋은 거지만 또 이를 통해서 내 몸을 많이 채워 넣었다. 지금도 많이 채우고 있는 중이다. 만약 또 아프더라도 그동안 준비하며 습득한 경험과 노하우가 엄청난 무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오늘 마운드에서 처음 던진 것 만으로 감사하고 만족한다. 캠프에서 잘 준비해 올해는 건강하게 시즌을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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