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 기자] 2002년생 ‘영건’ 전병관(22·전북 현대)이 원더골로 팀을 깨웠다.

스포츠서울은 ‘하나은행 K리그1 2024’ 8라운드 ‘플레이어 오브 더 라운드(Player Of The Round·POTR)’로 전병관을 선정했다.

그는 지난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8라운드 FC서울과 원정 경기에서 2-2로 맞선 후반 4분 김진수의 크로스를 오른발 오버헤드 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그의 발을 떠난 공은 정확하게 오른쪽 골문 구석에 꽂혔다. 서울 골키퍼 최철원이 손을 쓸 수 없는 완벽한 궤적이었다. 겨우 8라운드가 지났을 뿐이지만, 이미 일각에서는 ‘올해의 골’ 후보로 평가할 정도로 화려한 득점이었다.

전병관의 환상적인 득점으로 전북은 서울을 3-2로 꺾고 시즌 첫 2연승에 성공했다. 더불어 지난 2017년 7월 이후 7년 동안 서울을 상대로 21연속경기 무패(16승5무)를 질주했다. 서울전 득점은 전병관의 전북 이적 후 첫 번째 득점이라 의미가 컸다. 그는 “헤더는 자신이 없어 발을 갖다 댔는데 잘 들어갔다. 인생골이다. (득점) 영상을 계속 돌려볼 것 같진 않은데, 보긴 볼 것 같다”고 말했다.

전병관은 2021시즌 대전하나시티즌에서 데뷔해 지난해까지 뛰었다. 지난시즌 대전에서 23경기를 뛰며 2골3도움으로 맹활약했다. 22세 이하(U-22) 자원인 전병관은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더 큰 규모의 클럽인 전북 유니폼을 입었다. 더 큰 도전에 나서게 된 셈이다.

기대를 품고 전북으로 이적하긴 했지만 전병관은 단 페트레스쿠 전 감독 체제에서는 중용 받지 못했다. 또 다른 U-22 자원인 그는 이규동, 이지훈 등에게 밀려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U-22 축구대표팀에 발탁돼 프랑스와 평가전에 동행했다. 다만 카타르에서 진행 중인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엔 승선하지 못했다.

전병관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만한 상황이지만, 전화위복이다. 팀이 사령탑 공석으로 인해 어수선한 시기에 그는 빛나고 있다. 전임 사령탑인 페트레스쿠 감독이 자진해서 사퇴하고 박원재 감독 대행 체제로 전북이 갈아타면서 반전이 시작됐다.

박 대행은 전병관을 주전으로 기용, 강점인 속도와 드리블 돌파를 극대화했다. 좋지 않은 성적과 적은 출전 시간으로 위축돼 있던 전병관은 점차 제 가치를 뽐냈다. 또 다른 측면 자원인 송민규, 안현범, 문선민 등과 시너지 효과를 낼 만했다. 결국 중요한 시점에 올해 최고의 골을 뽑아내며 팀의 연승을 이끌었다. 개인이 아닌 팀 입장에서 시즌 전체로 봐도 중요한 골이다.

전병관의 득점은 전북의 승리 DNA를 깨웠다고 봐야 한다. 그는 “누가 뭐라 해도 전북은 강팀이다. 충분히 올라갈 팀이다. 어떻게 이겨서 올라가야 하는지 생각하겠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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