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인천=강예진 기자] “감독으로서 섭섭하고, 듣고 싶지 않지만 감내하려 한다.”

최원권 감독이 이끄는 대구FC는 1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7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나란히 승점 1씩을 나눠가진 양팀. 대구는 승점 6을 만들면서 대전 하나시티즌을 최하위로 끌어내리고 11위로 올라섰고, 인천은 승점 9(다득점 9)로 7위 제자리걸음했다.

경기 후 최 감독은 “선수들이 사력을 다해 뛰었다. 선실점했지만 잘 따라갔다. 찬스도 잘 만들었다. 수비수들도 실점하지 않기 위해 그 이상을 열심히 다했다. 이겼으면 좋았겠지만 1점도 귀하다. 다음 경기 준비 잘 해보겠다”고 총평했다.

그러면서 “이번시즌 모든 경기가 아쉽다. 모든 경기를 이기고 싶었다. 사실 몇 경기는 충분히 이겼어야 했다. 오늘뿐 아니라 서울전은 상대도 아쉬워할 수 있지만, 우리가 엄청나게 아쉽다. 선수들이 이런 위치에서 대우를 받으면 안된다. 내 잘못이 크다. 이기지 못한 아쉬움이 너무 크다”고 입맛을 다셨다.

전후반 경기력이 180도 달랐다. 최 감독은 “포기하지 말자고 했다. 전술적으로는 하이 프레싱을 이야기했다. 전반전에는 상대의 온필드 상황에서는 찬스를 주지 않았다. 세트피스로 줬다. 파울하지 말자고 했다. 선수들이 잘해줬다”면서 “중요한 건 역습에서 골을 넣어야 한다. 그러지 못해 스트레스고, 숙제다. 이기지 못하면 아무리 전략 전술을 잘 짜도 의미가 없다. 절반 정도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제르소의 돌파를 수비수들이 악착같이 따라붙어 걷어냈다. 최 감독은 “모든 훈련의 70~80%가 수비다. 모든 선수가 그렇겠지만, 잘하는 선수는 특징이 있다. 그 특징을 코치들이 우리 선수들에게 잘 훈련시켰다. 마땅한 결과다. 잘 막았다”고 했다.

세 명의 브라질 외인은 당분간 복귀가 어렵다. 최 감독은 “(팀 상황이) 어렵다. 분명한 건 엄청난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세징야와 에드가가 없는 상황에서 가까스로 버티고 있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책임감이 무거워진다. 무책임하기 싫어서 더 노력하고 있다. 세징야와 벨톨라, 에드가 핑계대지 않고 어린 친구들이 잘해주고 있다. 세 명은 당분간 돌아오지 못한다. 오늘 희망을 봤다. 믿고 내보낼 생각이다”고 이야기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후 대구 원정 팬들은 ‘최원권 나가’를 외쳤다. 직전 FC서울전에서부터 나왔던 ‘콜’에 최 감독은 “서울전 끝나고도 똑같았다. 감독으로서는 듣고 싶지 않다. 하지만 감내하려 한다. 대구를 사랑하는 팬들이라 격해졌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아직은 내가 책임감을 갖고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강원 원정 때도 직접 말씀드렸다. 사퇴하는 게 쉽다고. 새로운 감독이 오신다고 해도 분위기는 바뀔 수 있지만, 차라리 현재는 욕을 먹더라고 계속 하려 한다. 내가 대구에서만 12년이다. 사랑하기에 버티고 있다. 책임감은 엄청나다. 팬분들께는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다음 경기 잘 준비하겠다”고 털어놨다.

다음 경기는 오는 17일 코리아컵이다. 최 감독은 “대전과 우리가 하위권에 있다. 다만 K리그 모든 팀이 쉽지 않다. 우리 또한 마찬가지다. 일단 결과를 내야 한다. 이겨서 흐름을 잡아야 한다. 오늘 가까이 닿았다고 생각했는데 아쉽다. 코리아컵은 포기하지 못하기에 상당히 어렵다. 선수들 상태를 봐야 한다. 대전까지 잡아보려고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kk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