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런던=고건우 통신원·김용일 기자] “내 영혼 갈아 넣겠다.”

노팅엄 포리스트전에서 결승골을 도우며 토트넘의 리그 4위 탈환에 앞장선 ‘캡틴’ 손흥민(32)이 잔여 7경기 필승 의지를 밝히며 이렇게 말했다.

손흥민은 8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런던에 있는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 노팅엄과 홈경기에 최전방 원톱으로 선발 출격, 1-1로 맞선 후반 7분 미키 판더펜의 결승골을 도왔다.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공을 잡은 그는 왼쪽 노마크 상황이던 판더펜에게 연결했다. 그가 강력한 왼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손흥민의 리그 9호 도움(15골). 토트넘은 판더펜의 득점 이후 후반 12분 페드로 포로의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쐐기포를 가동하며 3-1로 이겼다.

18승6무7패(승점 60)를 기록한 토트넘은 한 경기 더 치른 빌라(승점 60)와 승점 타이를 기록했다. 그러나 골득실에서 한 골 앞서며 차기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4위로 올라섰다. 3위 맨체스터 시티(승점 70)와 승점 차는 10.

경기 직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스포츠서울을 비롯해 국내 취재진과 만난 손흥민은 “모든 선수들이 책임감 느껴야 한다. 지금 위치는 우리 손에 달려 있다. 매 경기 무조건 좋은 경기를 펼치려는 것보다 가진 것을 100% 보일 태도가 준비돼야 한다”며 주장답게 말했다. 또 “지금 4위에 있는 게 팬에겐 좋은 그림일 수 있지만 아무 의미가 없다. 앞으로 7경기에 영혼을 갈아야 한다. 나도 영혼을 갈 준비가 돼 있다. 이런 마음으로 모든 선수가 임하면 분명히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것”이라며 끝까지 사력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손흥민은 노팅엄전에서 리그 9호 도움을 기록했다. 나란히 10개를 기록 중인 파스칼 그로스(브라이턴) 키에런 트리피어(뉴캐슬) 올리 왓킨스(애스턴 빌라)에 이어 이 부문 공동 4위다. 득점 부문에서도 선두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19골)에 4골 뒤진 공동 6위인 그는 득점왕과 도움왕 모두 도전할 기세다.

EPL 역사상 한 시즌 득점왕과 도움왕을 동시에 휩쓴 건 단 4명밖에 없다. 앤디 콜(당시 뉴캐슬·34골13도움)과 지미 플로이드 하셀바잉크(당시 리즈 유나이티드·18골13도움), 해리 케인(당시 토트넘·23골14도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23골13도움)다.

또 도움 1개를 더 추가하면 세 시즌 만에 ‘10골·10도움(10-10)’을 달성한다. 그는 2019~2020시즌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10-10(11골10도움)을 달성한 적이 있다. 그리고 2020~2021시즌에도 17골10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직전 웨스트햄전에서 비유럽 선수 최초로 토트넘 통산 400경기 출전 기록을 썼다.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델리 알리(에버턴), 크리스티안 에릭센(맨유) 등 옛 동료에게도 축하 메시지를 받은 그는 “너무 많은 축하를 받아 몸 둘 바 모르겠더라. 같이 뛴 선수, 지금 뛰는 선수, 감독의 (축하) 메시지를 보며 감정적으로 시간이 필요했다. 창피하게 울 수 없어 참으려고 했다”고 웃더니 “아직 내가 좋은 친구로 남을 수 있다는 것에 뿌듯했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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