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배우 고규필은 지난해 한국영화계가 발견한 보석이다. 그는 1068만 관객이 관람한 영화 ‘범죄도시3’의 초롱이 역으로 1993년 영화 ‘키드캅’으로 데뷔한지 30년만에 스타덤에 올랐다.
문신과 짝퉁 명품으로 온몸을 휘감은 초롱이는 온갖 센 척을 하다가 마석도(마동석 분)의 주먹에 금방 꼬리를 내리고 그가 원하는 대로 행동한다.유쾌하고 재밌지만 때로 동정심도 느껴지는 인물이다.
1000만 관객은 매력적인 새 캐릭터에 환호했다. 여세를 몰아 고규필은 수많은 예능과 더불어 작품의 러브콜을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아울러 9년 동안 교제한 가수 에이미와 지난해 11월 결혼했다. 고규필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겹경사가 이뤄진 셈이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새신랑’ 고규필이 갑진년 새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스포츠서울’ 독자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했다.
고규필은 “‘범죄도시3’로 많은 분이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한편으로는 정신 못 차리고 마음도 뒤숭숭했다. 많은 분의 관심이 아직 부끄러운 것 같다”며 “결혼 후 첫 명절인데, 설 전까지 해외 촬영이 있다. 친가나 처가나 서로를 잘 알고 편히 잘해주신다. 저 같은 경우는 따뜻한 밥으로 챙겨주신다”고 웃었다.

덩치는 크지만 포근하고 귀여운 이미지의 고규필은 유약하면서 재밌는 캐릭터를 많이 만들어냈다. 전에 없던 감초 캐릭터다. 호흡의 마술사라 불릴 정도로 한 두 박자 빠르게 대사를 뱉어 관객의 허를 찌르는 연기가 탁월하다.
“요즘 드는 생각은 나답게 연기하고,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하자는 거예요. 굳이 새로운 변신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저를 선택해준 분들과 즐겁게 합을 맞춰보려고요.”
‘범죄도시3’가 큰 사랑을 받은 지난해 6월 이후 고규필은 단숨에 예능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5’ 호스트를 비롯해, MBC에브리원 ‘위대한 가이드’ 1과 2에 나왔고, JTBC ‘부름부름 대행사’, MBC ‘놀면 뭐하니?’, 웹예능 ‘정신없쇼’ 등에 출연했다.
“예능 블루칩은 아닌 것 같아요. 저를 아껴주시고 불러주셔서 한 거긴 한데, 그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했는지는 모르겠어요. ‘놀면 뭐하니?’는 이경이가 친한 동생인데, 청첩장 주는 자리에서 유재석 선배 보고 싶어서 달려갔어요. 뭘 했는지도 모르겠는데, 제가 춘 춤을 저 빼곤 다 좋아하는 것 같더라고요.”

예능 외에도 KBS2 ‘가슴이 띈다’, 영화 ‘빈틈없는 사이’ 등 연기활동도 꾸준했다. 너무 바빠 결혼식 준비는 아내가 도맡았다. 신혼여행은 일본으로 다녀왔다. 남들은 신혼여행에서 큰 싸움을 하고 오기도 한다는데, 고규필에겐 해당하지 않는 말이었다.
“아내가 바쁜 저를 이해해줘서 결혼식을 무탈하게 할 수 있었어요. 진짜 엄청 바빠서 사실 제가 준비를 많이 못 했어요. 영화 ‘백수아파트’ 촬영과 결혼식이 겹쳐서 신혼여행도 제대로 못 갔어요. 어디라도 갔다 와야겠다 싶어서 2박 3일로 일본에 다녀왔어요. 남들은 싸우기도 한다는 데, 워낙 시간이 짧아서 집중력 있게 노느라 싸울 틈도 없었어요. 아주 좋았죠. 하하.”
신혼이다 보니 가만히 있어도 깨가 쏟아질 것 같지만 고규필은 담담했다. 그는 “아내의 화와 사랑을 동시에 받고있다”며 사람좋은 미소를 지었다.
“원체 오랫동안 알고 연애를 길게 해서 그런지 우리 둘의 관계에선 달라진 건 없어요. 같이 사는 거 외에는 비슷해요. 생각해보면 화가 더 많아졌어요. 제가 게을러서 그래요. 뭐 하자고 하면 빠릿빠릿하게 움직여줘야 하는데, 뒤뚱뒤뚱하니까. 하하. 그래도 사랑을 많이 받고 있죠.”

고규필의 2024년 스케줄도 꽉 차 있다.‘위대한 가이드3’가 조만간 방송될 예정이며, 지난해 촬영을 마친 영화 ‘타로’와 ‘백수 아파트’도 연내 개봉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공개하기 힘든 드라마 섭외 얘기도 나오고 있다.
“매년 새해마다 목표가 있었는데 바빴는지 올해는 목표를 생각하지 못 했네요. 늘 하던 것처럼 꾸준히 연기하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스포츠서울 독자분들도 몸도 마음도 튼튼한 한 해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행복하시고요. 하루라도 더 웃는 날이 생기길 바랍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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