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국제스포츠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던 북한이 등장했다. 속속 항저우로 들어오는 중이다. 늘 베일에 싸인 국가. 이번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주목받고 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 북한은 18개 종목에 총 191명의 선수단을 등록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와 168명이 왔다. 23명 증가했다.

출전 종목은 양궁, 기계체조, 아티스틱 스위밍, 육상, 농구, 복싱, 카누 드래곤보트, 축구, 유도, 가라테, 사격, 정구, 수영, 탁구, 트램펄린, 배구, 역도, 레슬링이다.

선수단 전체가 한 번에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먼저 60여명이 지난 15일 항저우에 도착했다. 이후 18일 추가로 20여명이 중국에 들어왔다. 차례대로 대회 장소인 항저우로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당시 남북 단일팀으로 나섰던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 드래곤보트에서 여자부 김수향, 허수정, 정예성과 남자부 김진일이 출전한다.

여자농구는 로숙영과 김혜연이 출전한다. 특히 로숙영은 단일팀의 핵심 멤버로 활약했다. 박지수와 호흡을 맞추며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번에는 적으로 만나 경쟁하게 됐다.

북한 남자축구 대표팀의 경우 철통 보안 속에 18일 첫 훈련을 소화한 데 이어 19일 중국 저장성 진화 저장성사범대동쪽경기장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예선 F조 1차전 대만과 경기에서 전반에 터진 리조국, 김국진의 연속포로 2-0 완승했다. 북한의 국제 무대 복귀를 제대로 알렸다.

북한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 문을 꽁꽁 닫아걸었다. 국제대회 참가가 없었다.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는 별다른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불참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 헌장 위반’을 이유로 북한에 2022년 말까지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에 따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이 지난해 정상적으로 열렸다면 북한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1년 밀리면서 징계도 해제됐고, 북한이 5년 만에 종합대회에 나서게 됐다.

여기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최근 러시아를 다녀왔다.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고, 러시아의 전략 무기들을 직접 확인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북한과 러시아가 밀착하면 할수록 중국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자칫 중국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한으로서는 한미일 공조에 대응하기 위해 북중러 협력은 필수다.

마침 중국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북한이 참가한다. 이에 김 위원장이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을 만날 가능성이 대두됐다.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만약 현실이 될 경우 국내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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