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기자] 알루미늄 호일의 유해성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은 친환경·건강에도 무해하다는 ‘종이호일’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이 종이호일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친환경·건강을 생각해서 종이호일을 사용했는데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니 종이호일을 사용하던 소비자들은 충격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음식을 조리할 때 종이호일을 사용한다. 에어프라이어 사용 시 음식을 감쌀 때나 혹은 전, 조기와 같은 음식을 익힐 때 종이호일을 깔기도 한다.

종이호일 표면은 실리콘 코팅이 돼 있다. 이 실리콘 성분이 바로 고분자물질(플라스틱)인 폴리실록세인(polisiloxane)이다.

이 폴리실록세인은 우리말로 ‘규소수지’ 또는 ‘실리콘 수지’로도 불리는데, 종이호일의 내열성과 내수성 강화를 위해 천연펄프의 양면을 포장하는 원료이다. 이 성분은 독성이나 부작용이 보고 되지 않아 알루미늄 호일과 달리 인체에 무해하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유기화학연구소 위르겐 H. 그로스 교수 연구팀의 연구에 의해 종이호일을 고온에 가열할 경우 폴리실록세인이 검출된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됐다. 쿠키, 피자 음식 등을 구울 때 종이호일을 감싸고 굽게 되면 음식 표면에 폴리실록세인 종합체가 검출된다.

폴리실록세인이 녹아 나오는 조건은 직 가열 시 160℃도 이상이며, 200℃ 혹은 300℃ 이상에서는 완전히 용출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보통 종이호일로 음식을 감싸고 에어프라이어에 넣고 조리할 시 사용하는 온도는 180 ~ 220℃ 정도다. 폴리실록세인이 녹아나오기에 충분한 온도다.

이에 소비자들은 그동안 종이호일을 사용하며 ‘미세 플라스틱’을 같이 섭취한 것이 아니냐며 적잖이 놀란 반응이었다.

이런 논란에 대해 상명대학교 화학에너지공학과 강상욱 교수는 “종이호일의 성분인 폴리실록세인은 가열 온도 220℃부터 본격적으로 분해된다”고 말했다.

또한 “220℃ 이상 가열 시 조직이 본격적으로 끊어지고 작은 단위로 쪼개져서 실리콘성분이 용출될 수 있다”고 밝히며 “폴리실록세인은 경화제를 넣어 가교(분자가 결합된 그물눈 구조)시킨 제품인데 가교가 덜된 부분은 분자가 끊어져 200℃ 전후만 돼도 폴리실록세인 분해가 생겨 미세플라스틱이 묻을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환경 문제와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제품들의 성분 문제가 불거지며 소비자들은 미세플라스틱이라는 단어에 공포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 폴리실록세인이 분해되면서 용출되는 미세플라스틱이 우리 몸에 얼마나 유해한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식약처는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위해성과 관련해서는 현재 WHO 등에서도 인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증거가 없다고 발표(2022년 8월)하는 등 국제적으로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 라고 말했다.

또한 식약처는 현재 식품용 기구·용기·포장 중 미세플라스틱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밝혔다.

강상욱 교수는 “폴리실록세인 미세플라스틱의 유해성과 관련된 연구 결과는 아직 없다”며 “폴리실록세인의 유해성 결과는 아직은 없지만 앞으로 밝혀질 수 있으니 우리 몸을 위해서나 환경을 위해서나 방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종이호일은 가급적 150℃ 이하에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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