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지윤기자] “응원하러 오신 팬들께 죄송한 마음이다.”

한국에서 열리는 첫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VCT) 퍼시픽 2023’이었기에 우승 트로피가 더 간절했다. 예상치 못한 ‘승‧승‧패‧패‧패’ 역스윕 패배에 DRX 사령탑의 얼굴엔 웃음기가 사라졌다. 편선호 감독은 아쉬운 결과에 “죄송할 뿐”이라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DRX는 28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장충 체육관에서 열린 ‘VCT 퍼시픽’ 결승전 싱가포르의 페이퍼렉스(PRX)와의 대결에서 세트스코어 2-3으로 패배했다.

경기 후 편 감독은 어두운 낯빛으로 마이크를 쥐었다. 그는 “한국에서 첫 ‘VCT 퍼시픽’ 결승전에서 아쉽게 패배해서 팬들께 죄송한 마음뿐이다. 경기가 늦어졌는데 승리로 마무리 짓지 못해서 너무 아쉽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날 DRX는 1‧2세트를 무섭게 휘몰아치며 완승할 분위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3세트 ‘로터스’에서 발목을 잡히더니 4‧5세트마저 내리 무너졌다. 역스윕 패배 끝에 우승의 희망이 꺾인 것.

편 감독은 “PRX와의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리그 시스템상 승자조에서 진출하는 팀이 너무나도 밴픽적으로 유리했다. 상대적으로 자신 있던 ‘헤이븐’, ‘스플릿’의 밴이 힘든 경기가 됐다”고 속내를 밝혔다.

그러면서 “승자조에서 왔더라면 더 좋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었을 텐데 너무 아쉽다. 1‧2세트인 ‘프랙처’와 ‘어센트’는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4세트인 ‘펄’에서 마무리 짓지 못한 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플레이오프에서 다소 부진했던 피스톨 라운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편 감독은 “피스톨 라운드의 승률이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리그 기간에는 상위권이었지만 결승전에서 피스톨 승률이 높지 못했다. 말 그대로 피스톨 라운드는 가위바위보 싸움처럼 변수가 굉장히 크다. 여러 요인으로 졌다”고 설명했다.

약 두 달간 펼쳐진 DRX의 ‘VCT 퍼시픽’ 리그는 아쉬움 끝에 막을 내렸다. 그러나 DRX는 더 큰 무대를 남기고 있다. 편 감독은 오는 6월 11일에 개최 예정인 ‘발로란트 마스터스 도쿄’와 ‘VCT 챔피언스’에서의 결의를 다졌다.

편 감독은 “이번 패배가 다른 팀들의 분석에 있어서 영향이 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밴픽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다른 경기에서는 이런 시스템이 안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며 “퍼시픽 리그가 끝이긴 하지만 ‘마스터스’와 ‘챔피언스’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 대회를 경험 삼아 더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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