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83분당 1골.
‘쾌속 적응’이라는 말이 유독 들어맞는다. 스코틀랜드 셀틱의 공격수 오현규(22)가 시즌 마지막 정규리그 경기에서 멀티골을 쏘아 올리며 웃었다. 그는 27일(한국시간) 글래스고에 있는 셀틱 파크에서 끝난 2022~2023시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PL) 최종 38라운드 애버딘과 홈경기에 후반 5분 후루하시 교고 대신 교체로 들어가 두 골을 집어넣으며 팀의 5-0 대승을 이끌었다.
후반 37분 조타의 크로스 때 문전으로 달려든 그는 정확한 헤더로 애버딘 골문을 갈랐다. 이어 후반 종료 직전엔 조타의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는데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마무리했다. 스코틀랜드 진출 이후 오현규의 첫 멀티골이다.

그는 올 시즌 SPL 16경기에 출전해 6골, 스코티시컵(FA컵) 3경기에서 1골을 각각 집어넣었다. 총 7골이다. 지난겨울 셀틱에 합류한 오현규는 리그에서 선발로 뛴 건 단 3회에 불과하다. ‘리그 득점 1위’ 후루하시(27골)의 백업 요원으로 유럽 무대에 적응해왔는데 주어진 기회에서 예리한 골 결정력을 뽐냈다. 리그에서 뛴 시간이 500분 남짓이나 6골. SPL 홈페이지에 따르면 오현규는 83.3분당 1골을 기록했다. 특히 16경기에서 21개의 슛을 시도했는데 유효 슛이 절반 수준인 10개다. 유효 슛 중 60%를 득점으로 연결한 것이다. 오른발로 4골, 머리로 2골을 각각 해결했다.

키 186cm, 몸무게 82kg 다부진 체격을 지닌 그는 K리그 수원 삼성시절부터 수준 높은 포스트 플레이와 연계 능력, 골 결정력으로 사랑받았다. 셀틱에서도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이제까지 유럽으로 날아가 데뷔 시즌을 소화한 한국인 공격수 중 이토록 순조롭게 팀에 녹아든 건 드물다.
오현규는 데뷔 시즌 ‘트레블(3관왕)’ 달성도 바라보게 됐다. 앞서 리그컵에 이어 정규리그도 조기 우승을 달성한 셀틱은 오는 6월4일 2부 소속 인버니스와 스코티시컵(FA컵) 결승전을 치른다. 2019~2020시즌 3년 만에 우승을 노린다. 그는 애버딘전 직후 개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한국에 계신 팬께 골과 우승하는 모습 보여드려 행복하다”며 “올 시즌 마지막 경기인 컵 결승전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했다.
셀틱은 애버딘전 승리로 리그 승점 99(32승3무3패)로 마쳤다. 2위는 레인저스로 92점이다. 애버딘(승점 57)이 뒤를 이었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