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소공동=장강훈기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선수들의 해외진출 기회 확대에 힘을 보태겠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2일 국내 취재진을 대상으로 이른바 정책 설명회를 개최했다. PGA투어 내 한국 선수의 위상이 큰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100% 신뢰할 만한 것인지는 물음표가 남아있다. 의도가 어떻든 PGA투어가 한국을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다만 ‘PGA투어이니까 무조건 환영’이라는 자세는 위험해 보인다. PGA투어가 새삼 글로벌화를 선언하고, DP유럽투어를 확장의 발판으로 활용하려는 의도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LIV골프와의 역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PGA투어 이승호 아시아태평양 대표이사는 2일 서울 소공동에 있는 더프라자호텔에서 미디어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대표는 “PGA투어에서 한국인 선수가 아홉 명이나 뛰고 있다. 결코 적지 않은 선수들이고, 한국의 골프열기, 한국 골프시장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PGA투어의 글로벌화에 빼놓을 수 없는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KPGA 코리안투어 선수들의 해외진출 기회 확장을 위해 DP월드투어와 긴밀히 협의해 세 장의 시드권을 얻어냈다. 제네시스포인트 랭킹 3위까지 DP월드투어에서 뛸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고 말했다.

일본골프투어(JGTO)와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투어 등과 동등한 지위를 부여한다는 의미다. PGA투어는 내년부터 단일시즌으로 전환하면서 메이저대회에 버금가는 특급대회를 증설하고, 풀필드 대회를 확장하기로 했다.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기준도 강화해 상위 70명까지는 다음시즌 PGA투어에 뛸 자격을 주기로 했다. 대신 상위 50위까지만 특급대회 참가 자격을, 상위 30위까지는 메이저대회와 특급대회에 모두 참가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71위부터 125위까지는 가을에 치르는 페덱스 폴을 통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과 모든 풀필드대회 참가 자격을 얻을 권리를 따낼 수 있고, 126위부터는 2부투어인 콘페리투어로 내려가는 시스템이다. 상금규모를 늘리고, 단일시즌제에 강화한 풀시드 경쟁 등으로 흥미요소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세계화’가 목적인 만큼 문호를 열어준 점도 눈길을 끈다. DP월드투어 랭킹 10명에게 PGA투어 시드를 부여해 페덱스 랭킹 경쟁에 뛰어들 자격을 준 셈이다. 콘페리투어에서는 30명이, 퀄리파잉 스쿨에서는 다섯 명이 PGA투어에 입성할 수 있다. 콘페리투어나 초청경기에서 우승하는 길뿐이던 PGA투어 입성 기회가 확장한 것은 사실이다.
이 대표는 “메이저리그식 시스템으로 이해하면 편할 것”이라고 전했다. 메이저리그는 PGA투어, DP월드투어는 트리플A, 코리안투어나 JGTO 등은 더블A에 각각 속하는 셈이다. 코리안투어 상위 세 명이 DP월드투어에 진출해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경쟁을 펼쳐야 하고, 미국을 제외한 전세계 선수들 사이에서 상위 10명이내에 들어야 PGA투어에 입성할 수 있다. 쉽지 않은 길이다.

실제로 2016년 이후 더 큰 무대로 도약하기 위해 DP월드투어에 도전장을 내민 코리안투어 선수 중 성공사례는 전무하다. 콘페리투어나 Q스쿨에서 경쟁하는 게 훨씬 빠른 방법이다.
아시안투어와 병행하는 선수가 많은데, 이들은 PGA투어에 진출할 길이 사실상 막혔다. 아시안투어는 LIV골프와 손잡은 셈이어서 PGA투어에서 문호를 개방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코리안투어 선수들에게는 이동거리나 비용 등을 고려할 때 DP월드투어보다 아시안투어가 현실적이다. 그래서 콘페리투어 출전권을 보상으로 주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PGA투어 측은 “DP월드투어와 코리안투어를 비롯한 국가별 투어가 전략적제휴를 체결하고, 월드투어의 상금규모나 랭킹포인트 등을 따져보면 충분한 매력이 있을 것”이라며 “더 다양한 중장기 플랜이 있지만, 준비 중인 상태여서 자세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 다만 코리안투어 선수가 PGA투어가 개척한 플랫폼 안에서만 플레이해도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자신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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