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종로=김민규기자]“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나도 기대된다.”

데뷔 후 커리어하이 시즌이다. 그동안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큰 경기에 약하다’는 징크스도 깼다. 힘든 시간을 이겨낸 끝에 이젠 ‘결승, 그리고 우승’을 바라보고 서 있다. KT 롤스터의 원거리 딜러 ‘에이밍’ 김하람의 얘기다. 김하람은 “마지막에 웃겠다”고 강조했다.

KT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의 롤 파크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플레이오프 3라운드 패자전 한화생명e스포츠와의 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KT는 오는 8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젠지와 결승진출을 위한 최종전을 치르게 됐다. KT가 젠지를 제물로 삼아 2018년 서머 스플릿 이후 5년 만에 결승무대를 밟을 수 있을까.

이날 팀 승리에 기여한 김하람은 “오늘 매우 중요한 경기라 생각했다. 그래서 꼭 이기고 싶었는데 이겨서 다행이다”며 “내게 잠실은 새롭고 큰 경기장인 만큼 설레고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3 스프링은 자신의 커리어하이 시즌이다. 한국(LCK)과 중국(LPL)에서 활동한 그는 리그 플레이오프나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대표 선발전 등 큰 경기에서 이겨본 경험이 없다. 중국에서 KT로 복귀한 지난해만 하더라도 LCK 서머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디플러스 기아(당시 담원 기아)에 2-3으로 패해 탈락했고, 롤드컵 한국 대표 선발전 1라운드에선 DRX에 2-3으로 져 고배를 마셨다. ‘큰 경기에 약하다’는 꼬리표가 붙은 이유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지금도 최고의 성적을 거뒀지만 더 욕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김하람은 “개인적으로 제일 높게 올라가는 중이다. 나도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며 “현재 어떤 팀을 만나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욕심도 난다. 마지막에 웃을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서 위축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현재 KT 사령탑인 ‘히라이’ 강동훈 감독이 곁에서 조언해주고 받쳐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김하람은 “감독님이 항상 목표를 되새겨주면서 동기부여를 해준다. 또 경기 전에 밴픽이나 상대 집중 공략방법 등을 알려주셨는데 이번 스프링에서 내가 최고의 성적을 내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며 “플레이하는 방향성에 대해서도 조언을 많이 해준다. 항상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현재 건강 회복에 집중하고 있는 강 감독은 이날 경기장을 찾아 전략과 플레이 방향 등에 대해 선수들과 직접 소통했다는 후문.

KT는 결승을 향한 최종 관문에서 젠지와 맞붙는다. 이번 스프링 정규시즌 1·2라운드에선 KT가 모두 승리했다. 그러나 다전제(5판3선승제)인 만큼 방심은 금물.

김하람은 “젠지는 미드와 정글이 핵심 포지션이다. 특히, 정글인 ‘피넛’ 한왕호는 플레이 메이킹을 잘하고 똑똑하다고 생각한다. ‘피넛’을 어떻게 막느냐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젠지의 경기력이 좋은 만큼 성향을 잘 체크하면서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팬들에게 “우리가 이겨서 기쁜 만큼 팬들도 똑같이 기뻤으면 좋겠다. 남은 경기를 다 이겨서 더 좋은 기분을 선물하겠다. 그리고 만약 우승한다면 팬들이 원하는 코스플레이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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