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전 역투펼치는 SSG 폰트[포토]
SSG 선발투수 폰트가 지난 5월 25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프로야구 SSG랜더스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만일 지금 시즌이 종료된다면 SSG 윌머 폰트(32)는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유력후보다. 폰트는 지난 5일 잠실 LG전까지 12경기 80이닝을 소화하며 7승 4패 평균자책점 2.03 탈삼진 72개를 기록했다. 다승 1위, 이닝 2위, 평균자책점 3위, 탈삼진 4위로 개막전 9이닝 퍼펙트 피칭의 모습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투수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스탯티즈 참조)에서도 폰트는 3.28로 1위에 올랐다.

예고된 활약이었다. 폰트는 올시즌 개막에 앞서 스트라이크존 조정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였다. SSG 김원형 감독은 시범경기 기간 “큰 신장을 살려 하이 패스트볼을 잘 던지는 투수다. 스트라이크존 상단 콜을 받는다면 작년보다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폰트는 올시즌 가장 많은 하이 패스트볼을 구사하고 있다. 스포츠투아이에서 집계해서 발표한 하이 패스트볼 구사율에서 폰트는 50.8%로 이 부분 1위다. 150㎞를 상회하는 패스트볼을 꾸준히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꽂으며 힘으로 타자를 압도하고 있다. 수직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와 커브는 하이 패스트볼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더불어 마냥 힘에 의존하는 게 아닌 절묘하게 완급을 조절하는 모습도 보인다. 지난 5일 경기에서 폰트는 마지막 이닝인 7회말 가장 빠른 공을 던졌다. 상대 홈런타자 이재원을 상대로 152㎞ 패스트볼을 구사했다. 자신이 상대할 마지막 타자임을 인지한 듯 힘 대 힘으로 승부해 헛스윙 삼진으로 7이닝 무실점 투구에 마침표를 찍었다.

하이 패스트볼 수혜자는 폰트에 한정되지 않는다. 하이 패스트볼 구사율 2위인 KIA 양현종(48.8%), 4위인 두산 최원준(47.0%) 또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양현종은 12경기 7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41, 최원준은 11경기 62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47을 올렸다. 둘다 소속팀 선발진에서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양현종과 최원준 역시 폰트처럼 이전부터 하이 패스트볼 구사에 능했다. 양현종의 경우 2017년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장식한 마지막 공도 하이 패스트볼이었다. 당시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마무리 투수로 깜짝 등판한 그는 김재호에게 하이 패스트볼을 구사해 포수 파울 플라이로 정상에 오르는 마침표를 찍었다.

양현종
KIA 양현종이 2017년 10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KIA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5차전 9회말 등판해 승리를 지켜내며 통합 우승을 확정지으면서 기뻐하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최원준은 사이드암 투수임에도 스트라이크존 높은 지점을 절묘하게 활용한다. 타자 입장에서는 무릎에서 솟아오르는 묵직한 공에 시선이 흔들린다. 이대로라면 최원준은 올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낼 확률이 높다.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는데 당해 평균자책점은 3.80, 지난해에는 3.30이었다.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도 바라보며 두산 선발진 토종 에이스로 올라서고 있다.

최원준
두산 선발투수 최원준이 지난달 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LG와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시즌에 앞서 스트라이크존 상단을 이전보다 넓게 판정한다고 발표했다. 메이저리그(MLB), 일본프로야구는 물론 국제대회와 비교해도 크게 좁은 KBO리그 스트라이크존을 수정할 것을 강조했다. 아직은 과도기다. 전체 일정의 40% 가량이 진행된 가운데 스트라이크존 수정에 대한 여러가지 시선이 공존한다. 시즌 초반보다 존이 좁아지면서 결국에는 예전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의견이 있고, 심판마다 존의 차이가 더 커졌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그래도 의도한대로 볼넷이 줄었고 이에 따른 경기 시간도 감소했다. 올시즌 10구단 평균 9이닝당 볼넷 3.40개를 기록 중이고 평균 경기시간은 3시간 13분(연장포함)이다. 2021년에는 10구단 평균 9이닝당 볼넷 4.19개, 평균 경기시간은 3시간 16분. 2020년에는 10구단 평균 9이닝당 볼넷 3.74개, 평균 경기시간은 3시간 13분이었다. MLB처럼 존 상단을 공략하는 투수들이 늘어날수록 투고타저 흐름과 경기시간 단축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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