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영웅 = 손흥민
거스 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이 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02 한일월드컵 20주년 기념 오찬’에 참석해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20년 전 영웅에게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손흥민(토트넘)은 커다란 자부심이다.

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02 한일월드컵 20주년 기념 오찬’에 참석한 4강 신화 주역은 너나할 것 없이 2021~2022시즌 EPL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골든부트(득점왕·23골)를 품은 손흥민 얘기에 최선의 표현으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현역 시절 맨유 입단을 통해 ‘한국인 EPL 진출 1호’ 타이틀을 단 박지성 전북현대 어드바이저는 “나도 EPL에서 뛰었으나 아시아 선수가 득점왕을 하고, 그 위치에 올라가는 게 얼마나 대단한지 알고 있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다른 아시아 선수가 더 높은 꿈을 꾸고 달려가도 된다는 희망을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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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제공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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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 제공 | 대한축구협회

박지성에 이어 EPL 진출 2호이자 손흥민과 같은 토트넘에서 수비수로 뛴 이영표 강원FC 대표이사도 크게 감격해했다. 그는 “1969년 7월21일 닐 암스트롱이 달에 갔다. 아시아 선수가 EPL 득점왕을 해낸 건 인류가 달에 간 것만큼 엄청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EPL 최종전에서) 23번째 득점을 하고 득점왕이 됐는데 아시아 역대 최고의 선수를 공식화했다. 이전까지 ‘누가 아시아 최고 선수냐’를 두고 차범근 전 감독을 비롯해 해외 몇몇 선수가 거론됐는데 그 득점으로 ‘손흥민’이라는 답이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날 손흥민은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선수 후보에서 제외됐다. PFA는 손흥민과 공동 득점왕에 오른 모하메드 살라(리버풀)를 비롯해 케빈 데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 해리 케인(토트넘) 사이도 마네, 버질 판다이크(이상 리버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유) 등 6명을 후보로 올렸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EPL에서만 23골7도움으로 30개 공격포인트를 쌓았다. 적어도 마네(16골2도움), 호날두(18골3도움)와 비교해 압도적인 활약이다. PFA는 손흥민을 외면한 것을 두고 ‘인종차별 논란’이 거셌고, 영국 공영방송 ‘BBC’도 결정 방식이 이상하다고 언급할 정도였다. 이에 대해 이영표 대표는 “손흥민에게 올해의 선수와 관계없이 이미 커리어 최고의 시즌이 아닐까”라고 했다.

2002 월드컵 당시 주장을 맡은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은 “손흥민을 바라보는 (대표팀 내) 동료가 굉장히 믿음직스러운 것을 느낄 것이다. 주장으로 다른 것을 하지 않아도 선수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올 11월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좋은 영향을 끼치리라고 봤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도 “손흥민이 EPL 득점왕에 오른 건 한국 축구사 기념비적인 일”이라며 2002 키즈의 매혹적인 성장을 반겼다.

2002 월드컵 수장인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감독도 당시 손흥민이 있었다면 “결승에 올랐을 것”이라고 웃으며 “그는 모든 팀이 탐낼 선수이며 좋은 인성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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