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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이제는 최상위권 투수라고 해도 이견이 없다. 구위만 보면 선발투수로서 비교 대상조차 찾기 힘들다. 속구 평균구속(153.1㎞: 스탯티즈 참조)과 최고구속(158㎞)은 이미 메이저리그(MLB) 파이어볼러 수준이다. 빅리그에서도 속구 평균 구속 95마일(152.8㎞)을 유지하는 선발투수는 많지 않다. 2018년 “선동열 이후 최고 우투수, 고교 시절 모습이 선동열 대학 시절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으며 프로에 입단한 안우진(23)의 잠재력이 본격적으로 폭발하고 있다.
투구 메커닉부터 안정됐다. 2년차까지는 신장에 비해 짧은 익스텐션과 큰 상체 회전으로 부상이 우려되는 투구폼이라는 지적이 있었으나 이제는 상하체 메커닉이 유연하게 이뤄진다. 유연함과 강함을 두루 갖췄고 이는 퍼포먼스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투구수 100개가 넘은 상황에서 최고 구속을 기록하며 방점을 찍는다.
최근 경기들이 그렇다. 지난달 31일 고척 삼성전 8회초 마지막 타자 호세 피렐라에게 156㎞ 강속구를 던져 중견수 플라이로 잡았다. 마지막 100번째 공에 온 힘을 다해 8이닝 2실점(1자책) 7탈삼진 승리투수가 됐다. 이전 등판인 5월 25일 잠실 LG전에서는 마지막 이닝인 7회말 103번째 공이 158㎞, 5월 19일 창원 NC전에서도 마지막 이닝인 6회말 157㎞를 찍었다. 스스로 마지막 이닝임을 인지한 채 임무를 완수한다. 안우진은 지난달 26일 “마지막 이닝은 의도적으로 전력투구를 한다. 그만큼 최근 컨디션이 좋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막강한 구위는 탈삼진 숫자로 증명된다. 안우진은 지난 삼성전까지 탈삼진 83개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9이닝당 탈삼진 10.67개인데 이대로 시즌을 마치면 탈삼진 234개로 1년 만에 KBO리그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운다. 지난해 두산 아리엘 미란다가 탈삼진 225개로 최동원을 넘어선 것에 이어 안우진이 KBO리그 40년 역사를 다시 쓸 수 있다.
지금까지 상대한 선발투수 또한 흥미롭다. 안우진은 4월 2일 롯데와 개막전부터 대부분의 경기를 에이스 대결로 치렀다. 찰리 반즈를 시작으로 삼성 데이비드 뷰캐넌, NC 드류 루친스키, SSG 윌머 폰트, KT 고영표 등을 상대했다. 지난 삼성전 상대 선발투수 또한 토종 에이스 원태인이었다. 팽팽한 투수전 속에서 실점을 최소화한 채 다승 부문 1위(7승)에 올랐다.
안우진이 선발진 중심을 잡으면서 키움은 이전과 다른 컬러의 야구로 승리한다. 투수력과 수비력이 바탕이 된 지키는 야구로 2위에 올랐다. 선발진 평균자책점 3.02로 1위, 불펜진 평균자책점 3.34로 2위다. 안우진~에릭 요키시~타일러 애플러~최원태~한현희로 5인 선발진을 짰고 정찬헌이 관리 받으며 때로는 6인 로테이션을 돌린다. 불펜진은 이승호~김재웅~문성현이 필승조를 이루고 이승호에 앞서 9회를 책임진 김태훈도 곧 부상에서 회복해 돌아올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두산과 와일드카드 경기에서 보여준 MLB급 투구가 예고편이 됐다. 올시즌 펼쳐보이는 본편에는 안우진을 중심으로 한 키움의 재도약이 담겨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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