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전 역투펼치는 폰트[포토]
SSG 폰트가 4월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리그 KIA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인천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고척=김동영기자] SSG ‘외국인 에이스’ 윌머 폰트(32)가 변했다. 작년에도 잘했던 선수다. 올해 더 좋아졌다. 특히 이닝이 눈에 띈다. 평균 6이닝 이상 소화중이다. ‘이닝 먹방’이 된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스스로 터득한 것이 있다.

KBO리그 2년차인 폰트는 올 시즌 7경기에서 45이닝을 먹으며 4승 2패,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중이다. 탈삼진은 35개, 볼넷은 9개다. 리그 이닝 1위, 다승 공동 2위, 평균자책점 8위다. 특급이다. 5경기 32이닝,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56의 김광현과 함께 초강력 원투 펀치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확 달라진 것이 이닝이다. 2021년 폰트는 25경기 145.2이닝, 8승 5패, 평균자책점 3.46을 마크했다. 157탈삼진-45볼넷으로 비율도 좋았다. 그러나 목, 옆구리 등에 부상을 입으면서 자리를 비운 시간이 꽤 된다. 특히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한 달 동안 빠지기도 했다.

SSG에게도, 폰트 자신에게도 뼈아픈 시간이었으나 대신 얻은 것이 있다. ‘몸 관리’의 중요성이다. 리그를 지배하는 에이스여도 다치면 소용이 없다. 작년 시즌 8승에 그쳤던 이유다. 이것이 2021년 투구 패턴을 바꿨다. 탈삼진 집착을 버렸다.

폰트는 7일 키움전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후 “작년에는 삼진을 많이 잡으려 했다. 올해는 삼진에 집착하지 않는다. 맞춰잡는 투구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투구수를 줄일 수 있었고, 이닝도 늘어났다. 작년에 부상이 있었다. 삼진을 많이 잡으려 할수록 몸에 부담이 간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스타일을 바꿔 투구수를 줄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폰트
SSG 폰트가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리그 두산전에 등판해 공을 뿌리고 있다. 인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수치로도 보인다. 지난해 폰트는 경기당 5.8이닝을 먹었다. 6회 2사까지 막고 내려갔다는 의미다. 올해는 등판시 평균 6.4이닝을 소화중이다. 7회 1사까지 기본으로 막는다는 뜻이 된다. 올 시즌 등판한 7경기 가운데 6이닝 이상이 5회, 7이닝 이상이 3회다. 지난해에는 시즌 전체에서 7이닝 이상 경기가 5번이었다. 올해 얼마나 길게 던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 4월2일 NC와 개막전에서는 9이닝 퍼펙트를 만들었다. 연장으로 가면서 비공식 기록이 됐으나 첫 경기부터 9이닝을 먹었다는 점이 놀라웠다. 10회 등판했다면 대망의 퍼펙트 게임이 나올 뻔했다. 결과와 별개로 팬들에게 ‘우리 폰트가 달라졌어요’를 화려하게 알린 셈이다.

물론 탈삼진 자체는 줄었다. 9이닝당 탈삼진으로 보면 지난해 9.7개였고, 올해는 7.0개다. 3개 가까이 빠졌다.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이지만, 어차피 의도한 바다. 게다가 다른 측면으로 보면 위력이 감소된 것도 아니다. 9이닝당 볼넷을 작년 2.8개에서 올해 1.8개로 확 줄였다.

이를 바탕으로 탈삼진-볼넷 비율을 계산하면 2021년은 3.5인데 올해는 3.9다. 더 좋아졌고, 더 효율적인 투구를 한다. 타자를 아웃시키는 것은 꼭 삼진이 아니어도 된다. 땅볼도 있고, 뜬공도 있다. 그러나 볼넷은 ‘안 주는 것’이 최선이다. 많은 이닝을 던지면서 탈삼진과 볼넷의 비율까지 개선됐다. 평균자책점도 낮다. 이쯤 되면 ‘진화’라는 말이 딱 맞다.

한 번 다쳐본 경험을 바탕으로 변화를 꾀했고, 더 좋은 투수가 됐다. SSG도 웃는다. 올해 총액 150만 달러에 재계약했을 때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너무 후한 대우를 했다는 것. 그러나 SSG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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