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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연승 중이라서가 아니다. 지난해와 뚜렷한 차이가 있다. 완연한 투고타저 흐름에도 불구하고 개막 10연승을 질주한 SSG는 타선이 활황세다. 그 속에 단순하지만, 지속하기 어려운 비밀 하나가 엿보인다.
SSG는 13일 현재 팀 타율 1위(0.270)다. 10개구단 중 유일한 4할대 장타율(0.411) 팀이기도 하다. 출루율까지 1위(0.327)에 올라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지표는 득점권 타율이다. SSG는 득점권에서 0.319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최소 볼넷(22개)을 얻어냈지만, 공격의 물꼬를 트고 해결하는 것은 각자의 방망이로 만들어내고 있다. 압도적인 득점(54점)과 팀 100안타 초읽기(13일 현재 92개)에 돌입한 점도 SSG의 공격력이 얼마나 강한지를 드러내는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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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때부터 눈에 띈 점이 하나 있다. SSG 타자 대부분은 스윙할 때 배트 헤드가 살아있다는 점이다. 손목이 처지지 않는다는 뜻인데, 빠르고 강한 스윙을 하면서도 손목 각도를 유지한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힘을 쓰려다 보면 상체가 경직되기 마련이고, 이 상태로 스윙을 하면 아래 손 팔꿈치가 들리는 우를 범한다. 왼팔꿈치(우타자 기준)가 지면이 아닌 투수쪽을 향하는 순간 배트 헤드는 땅으로 향한다. 완벽한 타이밍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걷어 올린다면 모를까, 정타 확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재미있는 점은 1할대 타율을 기록 중인 SSG 타자들도 대체로 손목 각도를 유지한 채 스윙한다. 4할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한유섬이나 0.350으로 펄펄 날고 있는 최지훈 등 주축 선수들은 이른바 ‘제자리 턴’도 원활하게 하고 있다. 중심이 투수쪽으로 쏠리지 않으니 볼을 보는 데 여유가 생긴다. 축발을 고정한채 강한 힙턴으로 회전력을 극대화하니 타구질이 달라졌다. 박성한이 지난 10일 문학 KIA전에서 로니 윌리엄스의 몸쪽 빠른 공을 받아쳐 홈런을 뽑아낸 스윙이 달라진 SSG 타선을 대변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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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타자들의 변신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감지됐다. 정경배, 이진영 코치가 타자 유형별 맞춤형 스윙을 익히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이 코치는 “손목이 처지면 절대 안타를 칠 수 없는 타자들이 있다. 거포 유형이 아닌 선수들은 다운 앤드 업으로 타격해야 힘을 실을 수 있는데, 이 스윙의 핵심이 아래 손 팔꿈치”라고 설명했다. 중심이 쏠리지 않도록 의자에 앉아 있다 일어나며 스윙하는 훈련을 하기도 했고, 자기만의 리듬을 익히기 위해 투구영상이 나오는 피칭머신을 이용하기도 했다.
팀에서는 연승가도를 달리는 중이라 ‘좋게 보이는 것’이라고 자세를 낮추지만, 타격 슬럼프를 조기에 탈출할 체크리스트가 명확하다는 점에서 지속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단순히 홈런만 때려내는 타선이 스피드와 견고함을 갖추기 시작했다. SSG의 개막 연승보다 더 도드라진 변화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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