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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더그아웃이 엄청 시끄러워졌어요.”
시범경기 기간이었던 지난달 22일 SSG 김원형 감독은 지난해와 사뭇 달라진 더그아웃 분위기에 밝은 미소를 지었다. 당시 김 감독은 “작년에도 분위기를 좋게 가져가려는 선수들은 많았다. 그런데 올해는 노바가 들어오면서 파이팅 소리가 많아지고 분위기도 계속 올라가고 있다. 여기에 (김)광현이까지 오니 파이팅 소리가 더 커졌다. 지금 우리 팀 더그아웃 분위기가 이렇다. 더그아웃이 엄청 시끄럽다”고 웃었다.
김 감독의 말대로 SSG 더그아웃은 용광로처럼 뜨겁다. 두 전직 빅리거의 비중이 크다. 메이저리그(MLB) 90승 경력의 이반 노바(35)와 지난 2년 동안 MLB에서 활약한 김광현(34)이 끊임없이 동료들을 향해 기를 불어 넣는다. 둘다 선발투수인 만큼 선발 등판하지 않는 날에 분위기 메이커를 자청하고 있다.
노바는 지난 12일 잠실 LG전에서 선발승을 올린 후 “나는 선발투수라 피칭을 하면 4일 동안 쉰다. 그 때 선수들을 응원하고 선수들의 긴장감을 풀게 만드는 게 내가 할 일이다. 예의를 지키며 선수들과 농담하고 소리지른다. 내가 더그아웃 치어리더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광현 또한 지난달 22일 시범경기에 등판한 후 “나는 야구가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과 팬분들 모두 즐겁게 야구를 즐기셨으면 좋겠다”며 “후배들에게 우리는 야구가 직업이지만 직업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늘 즐기는 마음을 갖자고 강조했다. 더그아웃에서 소리도 많이 지르고 농담도 많이 하는데 이렇게 즐겁게 야구하면 결과도 따라올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김광현과 노바 모두 없었다. 2021시즌 중반 선발투수 부상 이탈로 전력이 뚝 떨어지면서 고전했고 팀 분위기도 많이 가라앉았다. 당시 SSG 구단 관계자는 “김광현의 존재가 참 그립다. 단순히 팀 전력 측면 뿐이 아니라 팀 분위기 측면에서 김광현의 비중이 굉장히 크다. 김광현이 있고 없고에 따라 투수진 분위기가 다르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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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분위기 싸움이다. 동료의 적시타, 호수비, 호투 하나하나에 뜨겁게 반응하는 팀이 이른바 기싸움에서 우위를 점한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에서 선수들의 세리머니가 이전보다 커지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팀 스포츠인 만큼 선수들이 자신감을 공유하며 하나로 뭉치면 시너지 효과가 날 수밖에 없다.
보통은 신예 선수들이 이 역할을 맡는다. 출장 기회가 적은 젊은 선수들이 더그아웃에서 쉬지 않고 소리친다. SSG는 반대다. 투수진에서 가장 굵직한 커리어를 자랑하는 베테랑 둘이 전면으로 나선다. 선배가 먼저 힘을 불어넣으면 후배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소리칠 수 있다. 경기를 패해도 반등할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긴다.
조합도 좋다. 김광현과 노바가 전면으로 나서는 스타일이라면 추신수는 진중하게 후배들과 경험을 공유하는 스타일이다. SSG 구단은 올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라커룸 리모델링을 통해 사우나 시설을 마련했다. 이를 두고 추신수는 “경기 끝나고 바로 집에 가는 게 아닌 경기 후 사우나에서 서로 야구 얘기하면서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됐다”며 “MLB에서도 잘 하는 팀은 선수들끼리 대화하는 시간이 많다. 서로 조언을 주고 받으며 케미스트리를 형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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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인 전력부터 강한 SSG다. 하지만 전력 만으로 순위표에서 위치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구성원이 이심전심으로 하모니를 이룰 때 진정한 강팀이 된다. 시즌 초반 SSG의 질주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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