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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선수들은 아직 만족 못하는 분위기다. 그래서 고맙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선수들의 의지에 고마움을 드러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2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을 상대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을 치른다. 이번 대표팀에는 지난 7~8차전에서 부상으로 빠졌던 손흥민이 합류했다. 지난 21일 웨스트햄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를 치른 뒤 22일 파주NFC(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최종적으로 합류했다.
상대 전적에서 크게 뒤진다. 11년 간 이란을 상대로 승리가 없다. 주장 손흥민은 23일 비대면으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강팀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우리가 이란에 대해 준비하는 만큼 이란도 마찬가지다. 디테일한 부분에서 고전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행이라는 목표를 달성했지만,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홈팬들 앞에서 ‘무승 징크스’를 끊어낸 뒤 조 1위를 노린다. 손흥민은 “월드컵 진출이라는 최종 목표는 이뤘지만, 선수들은 아직까지 만족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의지와 애정을 가지고 있는 대표팀이고, 그래서 더욱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최종 예선 득점 4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골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했다. 손흥민은 “어느 팀에서 경기를 할 때도 개인 욕심보다는 팀 목표를 우선시한다. 주장인 나부터 그런 생각을 가지면 팀이 무너질 수 있다. 골은 누가 넣어도 기쁘다”고 이야기했다.
다음은 손흥민의 일문일답이다.
-지난 11년 간 이란에 고전한 이유는.
‘고전했다’는 표현이 맞다. 이란이 강한팀이라는 건 변함 없는 사실이다. 우리가 이란에 대해 준비를 많이 하듯 이란도 마찬가지다. 큰 부분의 변화보다는 세밀한 부분에 변화를 줬는데 그게 원인이라고 본다. 지난 원정 경기에서 원했던 건 승점 3이지만 이길 수 있었던 좋은 경기력으로 승점 1을 챙겼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고, 홈에서 경기하는 만큼 팬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승리를 선물하고 싶다.
- 본선 진출을 확정해 부담을 던 듯하다. 현재 대표팀 분위기는.
최종 예선을 거치면서 힘들었던 시기는 있었다. 월드컵 진출이라는 최종 목표는 이뤘지만, 선수들이 아직까지 만족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의지와 애정을 가지고 있는 대표팀이기에 더 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본선 확정으로 최종 예선이 끝났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선수들은 아니다. 그래서 고맙다. 남은 2연전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 최종 예선 득점 4위(3골)다. 골 욕심은 없는지.
항상 어느 팀에서 경기를 할 때도 개인적인 욕심보다는 팀 목표를 우선시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선수 모두가 개인 욕심을 버렸기에 팀 목표가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고 본다. 주장인 나부터 그런 생각을 가지면 팀이 무너질 수 있다. 골은 누가 넣어도 기쁘다. 팀을 도우고, 선수들이 어떻게 하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는가, 팬분들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드려야 한다.
- 오랜만에 대표팀 동료들도 만나게 됐는데 어떤지.
많이 보고 싶었다. 오랜만에 만나서 즐겁지만, 사실 놀러 온 게 아니다. 확실히 해야 할 일이 있다. 즐거움보다는 대표팀이라는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어떻게 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고 있다.
- 만원 관중 앞에서 A매치 홈경기를 치른다.
설렌다. 축구는 팬이 없으면 다른 스포츠가 된다. 감정과 열정을 팬과 나눴을 때 더 멋있어지는 스포츠다. 선수들도 기대하고 있고, 팬들도 기대하고 있다고 본다. 경기장에 가는 생각을 하면서 한국에 왔다. 가장 먼저 생각했던 건 팬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머릿속에 맴돌았다. 기대된다. 찾아와주시는 만큼 우리도 즐거움을 선사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장에 들어가야 한다. 잘 쉬고 경기 잘 준비해서 끝난 후에 다같이 웃으면서 인사할 수 있었으면 한다.
- 경기력, 전술 등 벤투호 시작했을 당시의 팀과 월드컵 본선행 확정한 지금 팀을 비교한다면.
모든 면에서 발전했다. 그만큼 오랜 시간을 투자했고. 한 집단이 되고 있다고 본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듯이 감독님께서 처음 오셨을 때도 우리가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완성해가는 길이었다. 어떤 플레이를 좋아하는지, 감독님이 원하는 게 뭔지 점점 알아가고, 한마음 한뜻이 되고 있다. 처음부터 만족할 순 없을 거라 생각했다. 많은 실패와 시련을 경험한 뒤 단단하고 강해질 수 있다면 그런 부분들을 이겨내야 한다고 본다. 그런 것들이 있었기에 최종 예선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고 월드컵 진출이 가능했다. 아직도 완성체가 된 건 아니다. 월드컵에 전까지 완성체가 되는 게 목표다. 잘 준비해서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하겠다.
- 주말까지 리그 경기를 치르고 바로 이동 후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이 많은데 컨디션 관리 비결은.
경험이다. 여러 번 하다 보니 익숙해졌고, 따로 컨디션 관리를 할 필요가 없다. 운동하고 졸리면 자면 되고, 식사 시간에는 맛있는 음식을 해주시는 어머님들이 있다. 덕분에 좋은 컨디션으로 회복할 수 있었다. 각자가 잘 하면 될 듯하다. 환경은 마련되어 있다. 특별히 뭘 한다기보다는 기본적인 부분만 지킨다면 크게 지장은 없다. 새벽에 잠을 못 잤지만 졸리면 조금씩 자려고 노력했다. 시차에 적응한다기보다는 그 순간을 지나가는 상황으로 넘기고 있다.
- 토트넘 경기에서 항상 어린 팬들에게 유니폼을 선물로 줬는데 이번에도 어린 팬에게 유니폼을 줄 생각이 있는지.
영국에서는 어린 친구들에게 유니폼을 줘도, 문제가 되진 않는다. 한국은 잘 모르겠다. 어린 친구들한테 좋은 추억과 경험, 행복을 주고 싶다. 된다면 매번 하고 싶다. 행복한 모습을 볼 때 내가 더 행복하다.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다. 한국에서도 된다면 하겠지만 안되더라도 실망하지 않았으면 한다. 스태프와 상의해보고 할 수 있다면 꼭 선물 주고 싶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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