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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봄이 멀게만 느껴진다. 동력 잃은 KGC인삼공사의 유일한 위안거리는 정호영(21)의 성장이다.
KGC인삼공사는 지난 20일 재개된 여자부 첫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에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다. 승점 사냥에 실패하며 3위 GS칼텍스(승점59)와 간격을 좁히지 못했다. 정규리그 4경기서 최대 12점의 승점을 챙긴다고 하더라도, 6경기를 남겨둔 GS칼텍스가 승점3을 더 추가하면 KGC인삼공사의 준플레이오프는 자동 무산이다. KGC인삼공사가 봄무대를 밟을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동력을 잃었다. 대게 봄무대를 밟지 못하는 팀들은 정규리그 막바지, 다음 시즌을 구상한다. 봄배구는 일찌감치 접은 IBK기업은행이 김호철 감독 부임 이후 여러 선수를 기용해 전술 구상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영택 KGC인삼공사 감독 역시 이선우, 고의정, 박혜민 등에게 경험치 쌓기에 집중하고 있다.
그 중 눈에 띄는 건 단연 센터 정호영이다. 2019~2020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GC인삼공사 유니폼을 입은 그는 입단 당시만 하더라도 레프트 포지션이었다. 신장 190㎝로 ‘포스트 김연경’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지만 결과적으로 레프트는 맞지 않는 옷이었다. 프로 2년 차를 맞이해 센터 변신을 예고한 정호영은 2020 KOVO컵에서 맹활약하며 ‘센터’ 정호영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불운이 닥쳤다. 정규리그까지 기세를 이어가려던 찰나, 교체 출전한 2020~2021시즌 개막전에서 속공 이후 착지 과정에서 왼쪽 무릎이 뒤틀렸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에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재활 끝에 1년 뒤 2021~2022시즌 개막전에서 교체 출전해 블로킹 2개를 묶어 7점으로 복귀전을 치렀다. 몸상태가 올라오지 않아 많은 출전 시간을 가져가진 못했지만 선발로 나서는 날이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팀에 보탬이 됐다.
직전 IBK기업은행 전에서도 패하긴 했지만 정호영의 움직임은 돋보였다. 블로킹 7개를 포함, 15점(공격 성공률 61.54%)으로 개인 한 경기 최다 블로킹은 물론 최다 득점을 경신했다. 지난 1월 1일 페퍼저축은행 경기에서 올린 개인 최다 득점(14점)을 다시 갈아치웠다. 팀 블로킹 10개 가운데 홀로 반 이상을 잡아냈고, 한층 자신감 붙은 플레이로 팀 최다 득점까지 선사했다. 이러한 정호영의 성장은 봄배구 무산이 눈앞까지 다가온 KGC인삼공사에 유일한 위안거리로 다가온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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