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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올 시즌 초반 ‘손흥민 원맨팀’으로 비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이 주말 반전에 성공할 것인가.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오는 3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1~2022시즌 EPL 7라운드에서 애스턴 빌라를 상대한다.
토트넘은 창단 이후 처음으로 ‘3실점 3연패’ 늪에 빠져 있다. 특히 지난달 27일 아스널과 6라운드 ‘북런던 더비’에서 전반에만 3골을 허용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후반 손흥민의 만회골로 영패를 면한 게 위안거리였다.
저조한 성적으로 주요 선수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산투 감독 지도력에 벌써 의문부호가 매겨지고 있다. 특히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상징과 같은 케인의 부진은 매우 심각한 수준. EPL에서 득점왕만 3회 수상한 그는 올 시즌 초반 5경기에서 무득점이다. 지난 여름 맨체스터시티 이적을 추진하면서 팀 훈련에 불참하는 등 구단과 갈등을 빚은 그는 끝내 잔류를 선언했지만 정상적으로 몸을 만들지 못한 흔적이 곳곳에 드러나고 있다. 토트넘 SNS엔 케인을 향해 ‘그렇게 뛰려면 나가라’면서 비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손흥민에게 ‘주장 완장’을 넘겨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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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것이 지난 시즌까지 케인과 ‘손·케인 듀오’로 공격을 지탱한 손흥민은 180도 다른 행보다. 그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토트넘과 4년 재계약했다. 토트넘에 충성을 선언했고, 보란 듯이 초반부터 훨훨 날아오르고 있다. 현재까지 팀이 EPL에서 터뜨린 4골 중 3골을 책임졌다. 초반 팀의 6경기 중 5경기를 소화한 손흥민은 3골을 넣는 동안 14개의 슛을 시도했고 이 중 절반인 7개를 유효 슛으로 연결하는 등 높은 집중력을 보이고 있다. 손흥민은 2020~2021시즌 EPL 역대 한 시즌 최다득점(17골) 기록을 쓸 때도 단 68개의 슛(유효 슛 36개)으로 해낸 적이 있다. 좋은 흐름을 새 시즌에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최근 팀 수비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데, 공격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수비에도 헌신하고 있다. 그는 현재까지 상대 슛을 네 번 블록으로 저지했는데, 팀이 기록한 전체 블록 13개의 30%에 달한다. 공·수에서 제목을 다하는 손흥민을 향해 팬의 박수가 저절로 나올 만하다.
다만 케인의 부진과 더불어 팀 내 불화설까지 나돌면서 손흥민은 웃지 못하고 있다. 최근 토트넘 성적이 신통치 않자 선수들이 산투 감독의 전술과 경기 중 지시에 불만을 품고 있다는 소문이 현지에서 나돈다. 산투 감독은 이에 대해 지난달 30일 무라(슬로베니아)와 유로파 컨퍼런스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 지시에) 일부 선수가 불만을 느낀 건 사실이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을 때 우선해야 하는 건 스스로 분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이기는 경기를 하면 내부 분위기를 달라지리라고 확신했다.
애스턴 빌라전 결과는 그래서 더 중요해졌다. 자칫 4연패에 빠지면 토트넘은 코치진이나 선수단에 초반 메스를 대는 게 불가피할 전망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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