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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리=김자영기자] “주소가 어떻게 되나요? 지도로 한 번 살펴보고 괜찮으면 가보려고요.”
토지와 전원주택 및 단독주택을 위주로 중개업을 하다 보면 이런 연락을 많이 받는다. 실제로 고객 A씨는 포털 사이트의 위성지도를 통해 살펴보니 접근성이 좋고 주변 산세나 물도 가까워 드디어 자신이 찾던 땅을 발견했다며 들뜬 마음으로 현장을 찾았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위성지도에서 본 그대로여서 마음이 더 끌렸다. 진입로가 좁긴 했지만 짧은 구간이고 2차선 도로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경사도도 조금 있어 보였지만 토목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더욱이 급매로 나왔다고 하니 A씨는 더 생각해볼것도 없이 계약금부터 지불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A씨는 필자에게 그 땅을 다시 팔아야 할 지, 혹은 개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에 대해 컨설팅을 요청해왔다. 검토해본 결과 개성이 강한 땅이어서 개발이 쉽지 않았다. 사실 200평 이하 규모의 경사가 심한 개인 땅에 토목공사를 하면 비용이 확 늘어난다. 게다가 진입로가 좁은 구간이 짧다고 했지만 3m 도로에 접해있기에 허가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이처럼 땅을 살펴볼 때는 위성지도로 보는 것 보다 더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 포털 사이트의 위성지도는 토지 모양이나 주변 환경을 살펴볼 수 있지만 핵심적인 법적 검토까지 할 수는 없다. 좀 더 명확하게 법적인 내용을 함께 살펴보려면 국토교통부에서 운영하는 ‘토지이음’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토지이음은 토지분할이나 지적변경 등 토지에 대한 모든 사항들이 가장 빠르고 정확한 내용으로 업데이트 된다. 토지이음 사이트에 접속해 주소 입력창에 해당 토지의 주소를 기입한 뒤 열람하면 법적 내용들을 확인할 수 있다. 어려운 법적 내용이나 단어는 주소 입력창 아래 용어사전 및 질의회신사례, 규제법령집, 쉬운규제안내서 등을 통해 확인하면 된다.
주소 입력 후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면 가장 먼저 해당 토지의 소재지가 나오며 지목 및 면적, 개별공시지가와 용도지역, 지구 등과 함께 규제 및 토지에 해당되는 각종 법적 내용들이 나온다. 그리고 이 규제 내용들 바로 밑에는 지도가 있다. 지도 서비스에서는 위성지도와 일반지도를 함께 볼 수 있고 위성지도 및 로드뷰에서 국내 대표 포털사이트인 카카오와 네이버 지도를 한 번에 볼 수 있다. 토지이음에서는 두 포털 사이트의 지도 업데이트 속도가 다르거나 서로 촬영을 한 곳이 달라 양 쪽 사이트를 번갈아 가며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을 줄였다. 또 내가 찾은 주소 위에 지도상 ‘토지이용계획 열람’과 ‘도시계획 열람’을 바로 클릭해서 볼 수 있다. 토지이용계획 열람에서는 지도를 통해 법적 내용들을 볼 수 있고 도시계획 열람에서는 이 주변의 도로 여건부터 어떤 도시계획들이 있는지, 내 땅이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는지 등을 한 눈에 살펴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토지이음을 꼭 봐야 하는 핵심 내용이 있다. 지도 아래에 파란 박스로 ‘지역·지구 등 안에서의 행위제한내용’을 볼 수 있다. 이 밑으로는 용도지역 및 규제 내용에 대해 하나하나 클릭하며 살펴 볼 수 있다. 만약 이 내용이 이해하기 어렵다면 위 파란박스 옆 ‘행위제한내용 설명’을 클릭해보자. 쉽고 편하게 우리가 이 땅에 어떤 건물을 지을 수 있는지와 없는지를 한눈에 O와 X표시로 살펴 볼 수 있다. 또 ‘건폐율·용적률’을 통해 얼마만큼의 면적으로 지을 수 있는지를 그림과 함께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층수·높이제한’ 및 건축할 때 지켜야 할 ‘건축선’, 건축신고 및 허가를 받기 위한 ‘도로조건’까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유명한 식당의 조리법을 두고 흔히 모르면 ‘비법’, 막상 알고 나면 ‘레시피’라는 말을 쓰고는 한다. 토지이음과 같은 사이트 정보와 보는 법을 알고 나면 처음 토지를 접하는 이들도 많은 정보를 알 수 있고 투자와 재테크에도 시야를 넓혀갈 수 있다. 이것 역시 모를 땐 토지를 보는 ‘비법’이고 노하우지만 막상 조금씩 접해보면 많은 도시계획들이 잡혀있는 도시권의 부동산에 비해 비교적 쉽게 알아 갈 수 있을 것이다.
<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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